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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블루오션'…K-조선, 330조 자율운항선박에 올인

입력 2023-09-25 05:50 | 신문게재 2023-09-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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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커스의 자율운항시스템이 설치된 레저용 보트. (사진제공=아비커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최근 자율운항 선박 기술 고도화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관련 시장이 2030년 3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래 먹거리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기 위해선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 선박을 4단계로 나눈다. 일부 자동화된 기능이 선원의 의사 결정을 돕는 수준인 1단계부터 선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하는 2단계, 무인 상태로 원격 제어 가능한 3단계, 완전 무인 자율운항인 4단계다.

자율운항 선박 시장은 2025년 180조원에서 2030년 3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조선사들은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 개발이 가장 앞서있는 곳은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다. 지난해 6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율운항 기술을 통한 대형 선박의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이후 SK해운과 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에 대형선박의 자율운항 설루션(HiNAS Control)을 수주하며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또한 최근 프랑스 칸 요트 페스티벌 2023에 참여해 유럽 유명 보트 제조사들의 최고급 레저용 보트 3척에 ‘뉴보트 도크’를 실선 탑재·전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뉴보트 도크는 아비커스의 최첨단 자율운항기술을 기반으로 레이마린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했으며, 총 6대의 카메라 시스템으로 구성된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다 정밀한 충돌 회피 및 접안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독자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 ‘SAS’과 스마트십 시스템(SVESSEL)을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에 탑재하고 실증을 마쳤다. 거제에서 출발해 제주도를 거쳐 대만 가오슝항까지 운항했으며, 약 1500km에 달한다. 내년엔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반 선박 관리’ 플랫폼을 팬오션 17만4000㎥ LNG운반선(NEW APEX호)에 탑재해 실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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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오션 시흥 R&D캠퍼스 자율운항선 관제센터. (사진제공=한화오션)

 

경쟁사 대비 시장에 늦게 진출한 한화오션도 오는 2030년까지 4단계인 완전자율운항 기술 확보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허철은 한화오션 디지털솔루션연구 센터장은 “자율운항선은 스마트십의 궁극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며 “연료와 탄소배출 저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대표적인 장점으로 2030년 자율운항 4단계 인증 획득을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발한 기술에 현실에 적용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술개발 자체는 IMO 기준으로 2단계 이상까지 진척이 있지만, 선원의 승선 없이 선박을 운항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그 이상 나아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자율운항 선박이 조선업계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만큼 실증, 시범운항 등 관련 사업을 상용화할 수 있는 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해 11월 ‘자율운항 선박 개발 및 상용화 촉진에 관한 법’을 발의했지만, 현재까지 법안은 계류 중이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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