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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영산법률문화상에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사회적 약자 인권보호 공로 인정... 10월 1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서 시상식

입력 2023-09-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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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영산법률문화상에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제15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준영 변호사. (제공: 영산대)
민간 법률문화상으로써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산법률문화상’의 제15회 수상자로 영화 ‘재심’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자 재심 전문 인권 변호사인 박준영 변호사가 선정됐다.

영산법률문화재단(이사장 양삼승)은 최근 수상자 선정위원회를 열고 박준영 변호사를 제15회 영산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영산법률문화상을 시상하는 영산법률문화재단은 영산대학교 초대 이사장인 고 박용숙 여사가 사재 30억원을 출연해 2003년 설립했다. 영산법률재단은 법치주의 정착과 법률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법조인, 법률가, 법률단체 등을 선정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이후부터는 격년으로 시상하고 있다. 앞서 2021년 고 이홍훈 전 대법관, 2019년 한국법철학회, 2017년 천종호 판사 등이 제12~14회 수상자에 선정된 바 있다.

영산법률문화상 제15회 수상자인 박 변호사는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2006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5년 제3회 변호사 공익 대상(개인부문)을 비롯해 같은 해 노근리 평화상 인권상, 2016년 헌법재판소 모범 국선대리인 표창, 2017년 아산상 자원봉사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대법원 국선변호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박 변호사는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재심’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또한 수원역 10대 소녀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강도 치사사건, 8차 화성 연쇄살인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등 잘못된 수사 등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법적 피해를 본 사회적 약자들의 재심을 변호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유퀴즈 온더 블록’, ‘말하는대로’, ‘차이나는 클래스’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저서로는 ‘우리들의 변호사’, ‘지연된 정의(공저)’ 등이 있다.

박 변호사는 소감을 통해 “법조인이면 누구나 다 알고 선망하는 뜻깊은 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고 받아도 되는 상인지 부담감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억울한 사람들에게서,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마주한 역경을 대하는 태도, 망가진 삶을 복구하는 ‘관계의 힘’을 봤다”며 “재심사건을 변호하면서 스스로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게 오히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찬용 학교법인 성심학원 이사장은 “영산법률문화상은 2005년 첫 시상 이래 재단 관계자들의 공정한 심사로 상의 권위와 위상이 꾸준히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재단 설립 취지대로 영산법률문화상이 훌륭한 법조인을 지속적으로 발굴·격려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훌륭한 변호로 항상 약자의 편에 서왔던 박준영 변호사의 수상을 축하한다”며 “영산법률문화재단은 앞으로도 훌륭한 법률가, 법조인, 법률단체들을 발굴하고 표창해 공정과 정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5회 영산법률문화상 시상식은 내달 1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개최된다.



다음은 박준영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영산법률문화상 제15회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소감은.

A. 법조인이라면 영산법률문화상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권위 있는 상이라고 평소 생각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나도 이렇게 권위 있는 상을 받고 싶다는 욕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막상 수상자로 선정되니 사건의 문제점, 의미 등을 기록으로 정리하는 일에 소홀한 점 등과 같은 부족함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주신 상에 걸맞게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Q. 영화 ‘재심’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는데.

A. 영화는 흥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보니 실제 상황 보다 과하게 부풀려지는 측면이 있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통해 저를 알아봐주시고 하니 기쁘고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만 영화 속 이미지에 스스로가 갇히는 느낌이 들어서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다.(웃음)



Q. 재심 사건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A. 국선변호인으로 활동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재심으로 연결되는 사건을 맡게 됐다. 초반에는 사건을 통해 알려지고 싶은 욕심이 컸다. 남의 불행을 이용했다는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억울한 사람의 고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Q. 향후 특별하게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재심사건의 피해자들이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새 인생을 살게 됐다며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금 중 적지 않은 돈을 재단설립을 위해 내놓았다. 올해 8월, 작은 불빛이 더 멀리, 더 어두운 곳까지 비출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등대 장학회’를 설립했다. 의지할 곳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앞으로 장학재단 운영에 힘을 보탤 것이다. 인정을 나누는 관계가 도처에 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다.


부산=송희숙 기자 bitmul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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