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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가격정책으로 승부하라

입력 2023-10-12 14:07 | 신문게재 2023-10-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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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가격은 고객이 제품에 대해 느끼는 가치이자 고객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수준이다. 현재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치를 느낀다면 가격은 오르게 된다. 따라서 고객이 제품에 느끼는 가치를 파악해 가장 높은 적정가격을 책정하고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필자는 체성분 분석기 회사 A사에서 가격정책을 활용해 경쟁사와 맞서 이긴 경험이 있다. 회사는 제품 개발 후 판매처를 한의원, 헬스클럽, 병원으로 확장하면서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시현했지만, 경쟁사 출현으로 매출액과 이익의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당시 필자는 매출액 정체 원인을 ‘원가’가 아닌, 경쟁사의 적극적 영업활동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가격정책’의 문제로 진단했다.

새로운 가격정책 시행과 그것이 가져온 효과는 매우 컸다. 필자는 우선, 시장을 세분화했다. 대학병원 등 가격보다 품질을 중시하는 고가 시장, 대형 한의원과 헬스클럽 등의 중가 시장, 일반 헬스클럽이나 소형 병원과 한의원 같은 저가 시장으로 분류했다. 이어 ‘제품믹스 전략’을 채택했다. 제품 역시 고가와 중고가, 중저가, 저가 제품으로 분류해 고객이 가격대별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다음으로,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추구했다. 가격보다 품질을 중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진단기의 생명인 정확성과 높은 재현성, 세계 최초·최고라는 혁신에 근거한 기술마케팅으로 장기적인 프리미엄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제품 차별화와 포지셔닝 전략도 추가했다. 중가제품은 저가와 고가 제품의 가격 사이에 선택의 폭을 넓혀 중고가와 중저가로 차별화해 포지셔닝 했다. 저가는 품질이 의심스러워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중가 제품을 선택해 품질과 예산 모두 중간 정도의 가치를 선택하는 고객이 많다고 보고, 그 중간 값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이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고객이 느끼는 회사 제품의 제공 가치를 고려해, 지불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얼마인지를 전국 지사장과 현장의 고객에게 물었다. 가격 변동에 따른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변화를 A사와 경쟁사 모두를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당시 A사의 판매가격은 경쟁사에 비해 매우 높았다. 하지만 가격 차이를 반으로 줄일 경우 자사는 매출액이 증가하고 이익도 낮은 변동비로 인해 증가하는 반면 경쟁사는 매출액과 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저가 제품은 가격탄력성이 고가 제품보다 높고, 고객의 예산이 매우 한정되어 있어 작은 가격 인하만으로도 큰 매출액 변화가 가능했다.

가격정책 변동 후 A사는 매출액과 이익의 증가를 시현했고, 경쟁사는 매출액과 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그 후 경쟁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다른 기업에 매각되었다. 특별한 투자 없이 가격정책의 변화로 승부한 것이, 다른 어떤 전략보다도 즉각적이고 큰 성공을 가져다 준 것이다.

경영자는 회사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를 줄이고 적극적인 마케팅과 영업 활동으로 매출액을 증대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에 우선해 자사 제품의 가치와 가격에 대해 분석하고 적절한 가격정책을 통해 제품의 가치와 가격을 제고하고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창수 도전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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