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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핀 꽃',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 '우시산'…최태원 '신기업가정신' 실천

입력 2023-09-14 13:50 | 신문게재 2023-09-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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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의현 우시산 대표(사진=도수화 기자)
변의현 우시산 대표(사진=도수화 기자)

 

최근 기업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모델들을 내놓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화제다. 과거 이윤과 일자리 창출 등에 머물렀던 기업의 역할이 기후변화와 디지털 전환을 등에 업고 새롭게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주도 아래 지난해 출범한 신기업가정신협의회(Entrepreneurship Round Table·이하 ERT)가 눈길을 끌고 있다. ERT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선언문’을 통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으로 ‘친환경 경영’과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을 핵심 아젠다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이 “기후변화와 공급망 재편, 사회 양극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많은 사회적 문제를 정부에만 의존할 수 없다”면서 “기업이 사회요구에 부응해 변화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부분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13일 이 같이 신기업가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을 울산에서 만났다. 주인공은 2015년 설립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업 ‘우시산’이다. 우시산은 버려지는 페트(PET)병과 플라스틱을 수거, 재활용해 새 제품으로 생명을 불어 넣는 사회적 기업이다. 최근에는 헌 옷을 수거해 생산한 해섬(원단 혹은 의류를 찢고 갈아서 섬유의 원료 형태로 되돌리는 공정) 원사를 바탕으로 양말·장갑 등도 제작하고 있다. 헌 옷 선별과정은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진행, 친환경과 지역 동반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ERT 출범 1주년을 맞아 울산을 찾은 최 회장은 우시산의 활동과 성과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우시산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들.(사진=도수화 기
우시산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들.(사진=도수화 기자)

 

우시산의 최종 목표는 고래를 비롯한 해양생물들이 버려진 플라스틱과 비닐 등 쓰레기로 고통받는 문제 해결이다. 이를 위해 선박 및 지역사회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을 활용해 업사이클 이불, 타월, 에코백, 장갑, 우산, 양말 등을 제작하고 있다. 우시산은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과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유엔환경계획 한국협회와 ‘해양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페트병 자원순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2020년 울산의 6개 공기업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해 지역 공기업 모두가 참여하는 자원순환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울산항만공사에서 만난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폐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다 이불, 양말 등 일상 속에서 쓰이는 상품을 만들게 됐다”며 “페트병을 활용해 현수막을 만들어 한국도로공사나 국립공원에도 납품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애물단지가 된 코로나19 가림막을 모아 위급 키트 등으로 재탄생 시키기도 했고, 전국 최초로 버려지는 폐안전모를 새로 쓸 수 있는 작업모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시산이 지난해 울산 공기업, 복지기관 등 네트워크를 통해 수거한 폐플라스틱은 약 40톤이다. 이는 500ml 생수병 14만개에 달하는 수준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거둬들인 폐플라스틱만 102톤이며, 같은 기간 매년 11명씩 채용하며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고령자, 장애인, 청년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변 대표는 “우시산은 고래 뱃속으로 들어가는 플라스틱으로 고래를 살리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기업”이라며 “페트병에만 국한되지 않고 헌 옷, 폐안전모, 코로나19 가림막 등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환경에 기여하는 사업을 울산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 규모가 다소 작은 우시산이 이러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것은 SK그룹 차원의 마케팅 등 다양한 지원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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