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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대출 급증에 당국 제재 들어오자 기업금융으로 눈 돌리는 은행들

올해 들어 기업 대출 8개월 연속 증가…은행별 강화 전략 마련
경기 변화에 따른 건전성 우려 존재…모니터링 등 리스크 관리해야

입력 2023-09-10 10:52 | 신문게재 2023-09-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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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건물 늘어선 일본 도쿄 도심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급증으로 규제를 강화하자,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확대하며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기업 대출 규모가 8개월 연속 증가하며 은행별로 강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8월 말 기준 기업대출 규모는 747조48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8조597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3조1949억원 증가한 129조4044억원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도 618조849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4205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증가를 경계하면서 규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 증가 요인으로 50년 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지적하며 연령 제한을 두거나 대출 한도를 높이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은행들은 각자 전략을 마련해 기업 대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국민은행은 올해 초 기업금융 관련 조직 개편을 통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CIB(기업투자금융)고객그룹은 IB자산의 Digitalization과 효율적이고 체계적 관리 차원에서 조직 개편을 하고, IB자산 관리시스템을 집중 개발하고 고도화를 추진 차원에서 유닛을 부서로 전환했다. 중소기업고객그룹은 외환 마케팅 및 상품, 서비스 개발 업무 집중을 통해 비즈니스 추진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서 통합 등을 실시했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에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한 앱 ‘쏠 비즈(SOL-Biz)’를 개편해 기업금융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는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해 지난달 말까지 총 1조2000억원을 공급하는 등 녹색금융 선도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며 지난해 가장 많은 순익을 기록한 하나은행은 올해도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실제 올해 초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우량 자산 증대를 통한 1등 은행’을 목표로 대기업 대출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업금융 명가’를 재건하기 위해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간담회에서 △미래성장산업 지원 확대 △차별적 미래 경쟁력 확보 △최적 인프라 구축(조직/인사 등) 3대 추진 방향과 함께 10대 핵심 추진 과제를 실행해 오는 2027년까지 기업금융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기업금융에 관심을 가지는 상황에서 부실 우려 방지 차원에서 사업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가계대출 비중 증가로 당국에서도 규제를 강화하는 등 우려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은 대출 공급 비중을 기업 대출 쪽으로 전환하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며 “시중은행은 비교적 우량한 중소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릴 계획이지만, 기업금융은 경기가 안 좋아질 때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 리스크에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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