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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신간] 정성장 <왜 우리는 핵보유국이 되어야 하는가>

입력 2023-09-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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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신간이다. 매우 공격적으로 “우리 역시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는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겸 한국핵자강전략포럼 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지금은 한반도 안보전략 대전환의 시기이며, 북한의 핵 도발에 맞서 우리도 핵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중도적·초당적 핵자강론’을 펼친다.

저자는 비핵과 평화를 추구하며 북한을 설득해 왔지만 돌아온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 고도화’라고 꼬집는다.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이제 북한 핵무기가 생존용·협상용이 아닌 실제 심대한 위협이 되었다며 “비핵화가 물 건너간 이상,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려면 우리 역시 핵무장(핵자강)을 해 ‘핵 균형’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핵무장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도 확연히 낮아졌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핵 균형’만이 한반도에서의 핵전쟁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막아줄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오판에 의한 핵 사용과 핵전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북한도 우리에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무기로 북한을 공격하기 보다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이는 일부 극우 세력의 ‘핵무장 담론’과는 결을 달리 하는 주장이다. 저자는 “합리적인 보수와 진보의 핵자강 담론은, 핵을 보유하되 외부로부터 심각한 군사적 공격 또는 핵공격을 받기 전까지는 먼저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 NFU)’ 원칙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도 예측해 보인다. 남북한 간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은 한국의 동부 지역을 전술핵무기나 소형화된 핵무기로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친다. 서울에서 먼 지방 도시들을 먼저 핵무기로 공격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항복을 받아내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거듭 자체 핵 보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단기간 내에 그것이 쉽게 달성될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저자는 그런 면에서 한국의 자체 핵 보유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가 매우 약하다고 평가한다. 최소한 현 정부가 한미원자력협정이라도 개정해 우리가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담대하고 통찰력 있는 지도자와 초당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자국의 안보를 계속 외국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한 태도라며, 어떻게 해서든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을 최소화할지 고민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차기 정부에서는 반드시 핵자강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려면 초당적 협력과 함께 미국의 용인이 필수라고 말한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미국 정부도 결국 한국의 핵무장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그 가능성에 기대를 보인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까지는 핵 비확산체제 수호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지켜 왔던 만큼, 우리가 핵을 갖더라도 외부의 제재 강도는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유력한 국가들과 맺은 협력 관계를 무기로, 이들 나라가 자국에까지 해를 끼치게 될 정도로 한국에 강력하게 제재를 밀어붙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저자는 우리의 자체 핵무기 보유가 주변국들로부터 우리를 지킬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북한 및 주변국들과 대등한 호혜협력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외교 안보적 자산이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지속 가능한 평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려면 무엇보다 지금은 핵 균형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이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미리 단정하고 포기하지 말자고 말한다. 우리가 언제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북한의 핵 위협 아래서 살아야 할 것이냐고 되묻는다. 일본이 핵무장을 결단할 때 우리만 따라가지 못해 결국 동북아 유일의 비핵국가로 남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기에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핵을 보유하는 것이 진정 전쟁을 막아줄 수 있는 것인지, 오히려 전쟁의 위험을 더 키우는 악수가 될 것인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될 지도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 현실적 고민과 우려, 그리고 우리가 무얼 해야 하는 지 대안을 알고 싶다는 한번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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