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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行’ 엘앤에프 ·포스코DX…코스닥 ‘엑소더스’ 심화

입력 2023-08-31 13:06 | 신문게재 2023-09-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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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0선에 마감한 코스피<YONHAP NO-3026>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몸집을 키운 코스닥 대표기업들이 유가증권 시장(코스피)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이미 엘앤에프와 포스코DX는 이전 계획을 공식화했다. 다만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한번에 이전하는 터라 코스닥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는 피할 수 없게 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이전상장 소식을 밝혔다. 이전 소식이 알려진 후부터 포스코DX 주가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포스코DX는 장중 5만원을 돌파했으며, 오후 1시 기준 전거래일보다 6600원(13.66%) 오른 5만49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에도 포스코DX는 장중 5만700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운 바 있다.

앞서 포스코DX는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자본시장 내에서 위상을 다져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2차전지 주도주 엘앤에프도 코스피로 이사 준비에 한창이다. 해당 종목은 하반기 실적 부진 전망에 주가가 주춤하고 있으나, 코스피 이전 소식을 밝힌 후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 간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엘앤에프와 포스코DX가 이전할 경우 올해에만 5개 기업이 더 큰 시장으로 거처를 옮기는 셈이다. 앞서 비에이치, NICE신용평가, SK오션플랜트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 러시에 대해 지난해 부진했던 국내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특히 2차전지 중심의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의 몸집이 커진 점을 꼽는다. 올 들어 에코프로그룹주를 중심으로 2차전지 주가가 광폭 행진을 했고, 엘앤에프와 포스코DX 역시 2차전지 주에 속한다.

일각에서는 엘앤에프와 포스코DX가 코스닥 시가총액 각각 4위, 5위에 해당하는 대형주라, 이전상장을 진행할 경우 코스닥 시장의 성장이 더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같은 시각 기준 두 기업의 시가 총액만 합쳐도 16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코스닥에서 몸집을 키운 기업들이 결국엔 코스피로 이전하는 모습이 연달아 나오면서 여전히 코스닥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해당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든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의 존재감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 자체 종목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제도다. 제도 정착을 통해 기관 및 외국인 중심의 중장기 투자 수요 유인을 기대했다.

그러나 제도가 시행된지 1년 새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기업 중 셀트리온과 합병 예정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포함해 3곳의 이탈이 결정된 상황이다. 거래소 측은 “대형주의 코스피 이전으로 코스닥 시장 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수한 종목들이 해당 시장에서도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체질 개선과 제도 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이전 소식으로 인해 당분간 코스닥 지수 전망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로 이전하는 코스닥 시총 대형주들은 이전상장 전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실제로 이전 후에도 코스닥 지수는 오른 채 남아있고 시총만 빠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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