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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반도체 해빙기'…내년도 반도체 '한파 영향권'

내년 메모리 성장률, 불황기와 비슷한 수준
8월 고정거래가격, D램 소폭 상승…낸드 보합세
"메모리 칩 가격이 예상보다 약한 추세"

입력 2023-09-01 06:29 | 신문게재 2023-09-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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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321단 4D 낸드플래시 샘플.(사진=SK하이닉스)

 

반도체 업계를 강타한 메모리 불황이 한풀 꺾였지만,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D램의 경우 올해 3분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오르막 경사가 완만해 빠른 체감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한파가 계속되는 낸드플래시는 메모리 기업들이 추가 감산을 진행할 정도로 업황 회복이 느리다는 지적이다.

3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2024년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을 축소하는 전략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불황이 진행 중인 낸드플래시의 경우 생산 축소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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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메모리 비트그로스.(표=트렌드포스)

 

트렌드포스는 올해 메모리 제품의 낮은 가격과 성장치를 고려해 D램과 낸드의 올해 대비 내년 비트그로스 수요 증가율을 각각 13%와 16%로 내다봤다. 메모리 시장이 아직 한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비트그로스는 메모리 용량을 1비트(bit) 단위로 환산해 비트 생산량의 증가율을 계산해 전체 성장률을 알아보는 방식이다.


D램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던 지난 2020년과 2021년 비트 수요 증가율은 각각 15.7%, 20.8%를 기록했다. 메모리 한파가 시작된 2022년에는 11.9%, 올해는 6.4%의 비트 수요가 증가할 이란 관측이다.

성장세가 완만한 낸드플래시의 경우 지난 2020년 29.4%, 2021년 39.7%를 기록한 바 있다. 메모리 한파이던 2022년에도 19.2%를 기록했다. 올해 수요는 11%로 예상됐다.

D램의 경우 메모리 불황이 시작된 2022년 수준의 증가율과 엇비슷하고, 낸드플래시 성장률 역시 한파가 시작된 지난해보다도 낮다. 내년 메모리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가격 측면에서도 예상보다 낮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D램 범용제품 DDR4 8GB의 고정거래가격은 1.406달러로 전망됐다. 지난달 D램의 평균고정거래가격인 1.34달러에서 0.066달러 상승한 수준이다. D램 가격이 바닥을 찍은 뒤 역성장을 이어온 올해 첫 상승이지만, 업계에서 기대한 만큼의 폭은 아니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고정거래가격은 3.81달러로 전달 대비 소폭 하락했다. 사실상 4개월 연속 보합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둔화 속 가격 변동은 지속됐지만 구매자들은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견적 문의는 제한적으로 발생해 거래 상황 부진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IBK증권은 “D램 가격 하락이 멈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정 거래 가격은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4분기 때 반등을 기대하는 업체도 있지만 전반적인 수요 부진으로 가격 반등은 쉽지 않아 가격 반등은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2024년 상반기쯤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월가에서도 메모리 가격 회복세가 더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디 호세이니 서스쿼해나 파이낸셜그룹 연구원은 “메모리 칩 가격이 예상보다 약한 추세”라며 “최근 데이터의 포인트는 2024년 상반기까지 의미 있는 (가격) 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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