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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올 여름 극장가, '밀수'끌고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단단하게 버티고!

입력 2023-08-31 14:22 | 신문게재 2023-09-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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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부장

“한국영화가 언제 안 힘든 적 있었냐?” 류승완 감독의 이 말은 역시나 정답이었다. 올해 그의 도전은 수중액션 영화 ‘밀수’로 7월 26일에 개봉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올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 점유율은 36%로 2017~2019년 평균 점유율(57%)보다 낮다. 올 여름 개봉한 대작 영화만 하더라도 30일 기준 500만명을 돌파한 ‘밀수’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거대 자본을 들인 상업 영화 ‘텐트폴’ 가운데 가장 늦게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그 뒤를 잇는 중이다.

제작비 286억원을 들인 ‘더 문’은 관객 수가 50만명을 겨우 넘으며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고 CJ ENM은 지난해 ‘외계+인’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며 2년 연속 여름 장사를 망쳤다. 하정우, 주지훈의 티키타카로 기대를 모았던 ‘비공식 작전’도 누적관객수 100만명의 문턱을 겨우 넘은 모양새다.

관객들 사이에선 영화관람료가 너무 비싸졌다는 게 현실적인 불만이다. 2018년 1만1000~1만2000원 선이었던 영화관람료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 차례 인상돼 지금은 1만5000원(일반관 기준)이 됐다. 특수관 관람료는 20000원에 육박해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식사를 하고 영화까지 보면 10만원은 훌쩍 넘는다. 물론 극장측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식대와 교통비 등 물가 전반이 오르는 상황에서 극장만 예전 금액을 받으라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그래서 더더욱 관객들의 선택은 확실하다. 이왕이면 티켓값이 안 아까운, 재미가 보장된 영화에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사실 올 여름에는 한국 영화는 6편이 쏟아져 나왔다.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아마도 가장 맛있는 건 사람들이 많이 먹어버려서가 아닐까.

 

이희승 문화부 부장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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