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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서학개미들, 미 장기채 ETF에 2조 베팅

입력 2023-08-29 13:00 | 신문게재 2023-08-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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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금리인상 종료’ 기대가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서학 개미들은 미 금리하락을 예측하면서 올들어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중심으로 2조원 가량을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8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 1, 3, 4위는 모두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였다.

순매수 1위를 기록한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3X’는 8억8093만 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된다.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 30년물에 투자하는데 장기물 금리가 내려 채권가격이 올라가면 차익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20년물 이상 미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인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장기채’는 2억5028만 달러를 순매수해 3위에 올랐다. ‘아이쉐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채 커버드콜’은 2억3999만 달러어치 순매수해 4위를 기록했다. 3종목 합산 순매수 규모는 14억8599만 달러(약 1조9704억 원)에 달한다.

채권 가격은 통상 금리와 역방향 관계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ETF 투자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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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주말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시장에선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발언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금리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기대감도 일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9월에는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11월에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예상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연준의 실제 금리인하까지는 내년 2분기 등 상당한 기간이 남아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긴 어렵고 금리의 방향성은 결국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올해 초 선제적으로 채권 ETF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후에도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고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현재 손실구간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TMF와 TLT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각각 -19.02%, -2.5%다. TLTW만 3.71% 상승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를 기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며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파월이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경제지표 의존)’ 기조를 밝혔고, 추세 이하의 성장이나 고용이 확인된 이후에 정책을 변경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고금리 사이클이 길게 유지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연초 이후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치들은 계속 있었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건 다소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파월은 고용시장 소득불균형이 깨지거나 임금이 피크아웃 하는 등 경제가 확실히 망가지는 상황에서 움직이기 시작하겠다는 것”이라며 “9월 경제지표까지 확인되는 11월 FOMC까지도 큰 의미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고, 그 이후에 분할매수 타이밍이 가능성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학개미들의 미국 장기채권에 대한 매수가 많다는 점에서 여전히 금리인하 베팅에 대한 생각이 강함을 알 수 있다"면서도 "고금리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중립금리의 상향 등에 대한 전망이 우세해지면 투자손실이 커질 수 있고 투자가 지나치게 장기화되는 만큼 기회비용 관점에서 적절한 분산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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