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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독립운동에도 색깔이 있나요?

입력 2023-08-29 14:35 | 신문게재 2023-08-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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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과 파랑, 빨갱이…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념이 색으로 대체되는 시대는 꽤 오래 지속돼 왔다. 여야, 보수와 진보 등이 그 어느 때보다 극렬하게 갈등하며 양분된 시대 ‘반국가세력’이 화두다.

광복절에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있다”고 언급된 이 ‘반국가세력’에 대한 반감은 난데없이 독립운동가들에게까지 튀었다.

‘소련 공산당 가입’을 이유로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를 검토하겠다고 먼저 나섰다. 이어 국방부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명칭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남로당 출신인 이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고 국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오신 분”이지만 독립에 필요한 무장투쟁을 위해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독립운동가는 흉상 철거 검토 대상이 돼 버렸다. 광주 출신의 중국혁명음악가이자 독립운동가 정율성의 기념 공원 조성 사업도 중국 공산당원이었다는 이유로 난관에 부딪혔다.

지금을 사는 사람들은 역사에 빚을 지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어떤 의견이나 정치색도 자유롭게 얘기하고 저항할 수 있는 형형색색의 자유민주주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이념에 따라 색을 입히는 것은 자유다. 그 이념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하는 것도 자유다. 대한민국은 그런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하지만 그런 나라의 근간이자 기리고 보존해야 할 ‘독립운동’에까지 색깔 논쟁 프레임이 걸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론 통합’이라는 명분 하에 나라를 한 가지 색으로 물들일 권리는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다.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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