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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세대가 온다] 잘파세대, 재미와 개성 중시하고 명품 좋아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입력 2023-08-13 17:30 | 신문게재 2023-08-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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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티피코시’ 재론칭 화보. (사진=LF)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알파세대…. 기성세대들은 이들을 그냥 ‘젊은 세대’로 통칭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10~30대들은 자신들을 ‘동세대’로 묶는 시선에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MZ’로 묶이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하나로 묶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나고 자란 시대도 환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로 치면 10년차 이상 직장인과 요즘 대학생을 한 세대로 묶는 것이나 다름없다. 1996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는 오히려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와 더 비슷하다. 이들을 한데 묶은 ‘잘파’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유다.

잘파세대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에 자라거나 태어나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능숙하게 활용할 줄 아는 것이 특징이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랐다.

이런 점에서 기존 밀레니얼 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어린 시절부터 경험해 디지털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현저히 낮다. PC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40대를 포괄하는 밀레니얼 세대와는 결이 다른 셈이다.

특히 알파세대는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대화하면서 성장해 Z세대보다 더 디지털화에 익숙한 ‘AI 네이티브, 선천적 디지털 세대’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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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의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잘파세대 리포트에 따르면 ‘디지털 콘텐츠 이용률’에서 Z세대는 4.3%만 이용경험이 있는 반면, 알파세대는 68.6%가 이용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잘파세대는 명품 시장을 비롯해 게임·유통·금융 시장 등에서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저출산 시대에 부모의 깊은 관심 가운데 자라 자기주장이 강하고 연령대에 비해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잘파세대는 개성과 선호가 뚜렷해 물건을 살 때 가격보다는 자기만족을 추구하고 개인 및 개인의 관심사에 집중하는 소비 행태를 보인다. 이런 특징들이 반영돼 개성·재미·명품·친환경 등 최근 떠오르는 신(新)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잘파세대의 소비 패턴은 ‘명품 소비’ 경향에서도 드러난다. 유튜브에서는 명품 소비를 콘셉트로 한 학생 유튜버를 흔히 볼 수 있다. ‘명품 언박싱’, ‘명품 쇼핑 브이로그’ 등 명품 관련 다양한 동영상을 올리는 잘파세대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의 첫 명품 구매 연령은 평균 15세로, M세대보다 3~5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잘파세대는 재미있고 개성있는 상품을 좋아하는 성향이 강하다. 개성을 중시하는 ‘초개인화’가 특성인 탓에 공장에서 찍어낸 평범한 제품보다는 디자인이 독특하고, 상품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물건을 선호한다. ‘가잼비(가성비+재미)’가 높아야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이를 잘 공략하는 곳이 편의점업계다. 잘파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오프라인 매장인 편의점은 높은 접근성을 앞세워 새로운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들도 산리오·포켓못·짱구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 상품 출시, 미니게임과 보상 제공 등을 도입하며 ‘잘파세대 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잘파세대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습득하는 속도가 빨라 과거 유행했던 옛 브랜드들에 호감도가 높다는 특징을 가졌다. 이에 기업들도 1990년대 유행했던 의상과 과자를 리뉴얼해 잘파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LF가 15년만에 ‘티피코시’를, 코오롱 FnC가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재론칭하고,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청바지 브래드 ‘리(Lee)’의 매출이 최근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광고가 거의 모두 숏폼 형태로 제작되고 있단 점에서 잘파세대가 소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굉장하다”며 “기업들이 잘파세대의 소비 영향력이 향후 더욱 커질 것이란 판단하고 이들이 즐기는 콘텐츠를 수집해 분석하고 선호하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하기 위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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