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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쓰레기 몸살' 바다야, 입양해서 지켜줄게

기업들, 친환경 트렌드 타고 반려해변 입양 붐

입력 2023-08-02 07:00 | 신문게재 2023-08-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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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최근 기업들사이에 특정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입양해 지속적으로 가꾸고 돌보는 ‘반려해변’ 붐이 일고 있다. 마치 반려동물을 기르듯 가까운 바다를 정해 꾸준히 관리하고 깨끗하게 만든다는 취지로, 최근 ‘친환경’ 트렌드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짐에 따라 확산되고 있다.


1986년 미국 텍사스 주에서 시작된 ‘해변입양(Adopt A Beach)’을 참고해 해양수산부가 2020년 국내에 도입한 ‘반려해변’은 해변과 기업·단체·학교를 서로 짝지어 반려동물처럼 해변을 입양해 깨끗하게 관리하고 가꾸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2020년 9월에 제주도와 처음으로 반려해변 업무협약을 맺고 3개 해변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139개 기업이 총 85개 해변을 입양해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CJ제일제당 마시안 해변 정화활동
CJ제일제당 임직원들이 인천 마시안 해변 정화활동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2021년 인천 마시안 해변에 이어 최근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다대포 해수욕장을 두 번째 반려해변으로 입양했다. 자연경관이 수려해 여름철 대표 휴양지로 꼽히는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은 휴가철 전후로 정화활동의 필요성 커진 곳으로, 여름철 관광객들의 쓰레기는 물론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하구둑 수문 개방으로 낙동강 상류에서부터 쓸려 내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에 CJ제일제당 임직원 50여 명은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과 인천 마시안 해변 해수욕장 및 인근 해안도로에서 폐플라스틱 등 쓰레기를 수거했다. CJ제일제당은 연간 3회 이상 반려해변 정화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도 국제 연안정화의 날(9월 17일)과 연계한 환경보호 캠페인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당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부산 지역의 해양 생태계 보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뜻 깊다”며, “앞으로도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ESG 경영활동을 적극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반려해변 ‘닭머르 해안’ 첫 환경정화활동
하이트진로 임직원과 플로깅 운영단체 회원들이 두 번째 반려해변 ‘닭머르 해안’에서 첫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도 제주 표선해변에 이어 두 번째 반려해변으로 제주시 조천읍 ‘닭머르 해안’을 입양해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주지점 임직원과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운영단체 ‘공유한국’ 회원들과 함께 최근 닭머르 해안에서 환경정화활동을 실시, 약 200㎏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관광객이 몰리는 8월에 정화활동을 추가로 진행키로 했으며, 참이슬 보조상표를 활용해 ‘깨끗한 바다만들기’를 홍보하는 등 해양 환경보호 인식 확대 캠페인도 전개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하이트진로는 분기별 정화활동은 물론 하이트진로 영업사원 차량과 우체국 물류트럭에 ‘고마워, 바다야’, ’사랑해, 바다야’ 공익광고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는 “다양한 활동과 캠페인으로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앞장설 것”이라며 “100년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으로 환경 보존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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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직원들이 지난 4월 제주도 수월봉 인근 해안에서 정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진에어)

 

진에어도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엉알해안’과 ‘검은모래해변‘을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환경보호 활동을 펼치고 잇다. 엉알해안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국내 유일 세계지질공원으로 ‘화산학의 살아있는 교과서’라 할 만큼 보존 가치가 높다. 진에어는 해양생태계 보호 활동에 관심을 갖고 2019년부터 제주도 수월봉 환경보호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번 반려해변 참여로 진에어는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양보호 활동을 운영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내년부터 임직원과 함께 해변 오물 제거와 오염 방지 등 해변 보호 캠페인을 진행한다.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과 두 해변의 공동 입양이 결정됨에 따라 양 기관은 수거한 오물 종류와 수량을 기록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변 돌봄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자연을 지키기 위한 꾸준한 활동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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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시스BBQ 그룹이 해양환경보호를 위해 인천의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했다. (사진제공=BBQ)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그룹도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자 인천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했다. 인천 영종도 서쪽에 위치한 길이 약 700m의 조용한 해변인 용유해변은 중국과 근접해 있고 평소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해류를 타고 떠내려온 해외 기인 쓰레기와 어업 폐기물 등이 곳곳에 방치돼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이에 BBQ는 임직원과 패밀리(가맹점), 협력사 관계들이 참여해 용유해변에 유입되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정화활동을 포함해 다양한 현장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용유해변을 소개하고 책임감 있는 사용문화 확산 등을 위해 인천 지자체 등 국민과 함께하는 참여형 캠페인 활동도 예정돼 있다.

롯데홈쇼핑도 인천 하나개해수욕장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임직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임직원 30여 명은 지난달 2시간 동안 약 1.5㎞에 이르는 해변 주위를 걸으며 쓰레기를 수거했다. 바위틈새에 버려지고, 파도에 떠내려온 폐기물 등 정화활동을 통해 수거된 쓰레기는 해양 쓰레기 저감 및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화활동에 참여한 김누리 롯데홈쇼핑 대리는 “환경보호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었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데 회사를 통해 바다 가꾸기에 동참하게 돼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HMM도 해양환경보전을 위해 반려해변인 영종도 거잠포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환경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2일 에는 올해 입사한 HMM 신입사원을 비롯해 임직원들과 해양경찰, 덕교어촌계원 등 50여명이 참석해 ‘반려해변 정화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신입사원 대표 임이삭 매니저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반려해변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의미가 남다르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화활동에 참여해 해양환경보존에 일조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네즈 2022년 태안 청포대 해안 플로깅
라네즈 2022년 태안 청포대 해안 플로깅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라네즈는 2020년 WWF-Korea(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와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충남 태안 국립공원 청포대 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해 지난해 태안 앞바다에서만 235톤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올해도 임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플로깅 활동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삼표시멘트는 삼척시 근덕면에 위치한 덕산해수욕장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해 최근 임직원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1.3㎞의 해변을 걸으며 방치된 각종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으며, S-OIL은 울산지역 최초로 ‘반려 해변’으로 입양한 울주군 온산읍 목도 해변 주변에서 폐플라스틱, 버려진 낚시용품 등 해안 정화활동을 펼쳤다.

국내 대표 전통주 기업 국순당도 반려해변으로 입양한 강원도 강릉 경포해변에서 해변 정화활동과 바른 음주 캠페인 및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어식백세 홍보활동을 진행하는 등 해양 생태계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유통가도 친환경 실천
최근 유통가에서 특정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임양해 지속적으로 가꾸고 돌보는 ‘반려해변’ 사업 붐이 일고 있다. 위쪽부터 CJ제일제당, 하이트 진로, 롯데홈쇼핑, 국순당 (사진제공=각 기업)

 

반려해변 입양은 기업·단체 등이 원하는 해변을 신청하면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검토 후에 반려해변으로 선정된다. 선정된 기업이나 단체는 2년간 해변을 돌보며 1년에 3회 이상 해변 주변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등 해양 정화 활동을 해야 하고, 해양환경보호 캠페인도 1년에 1회 실시해야 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해양쓰레기 수거량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해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13만8000톤으로, 2018년(9만5000톤) 대비 45% 증가했다. 수거된 해양쓰레기 중 플라스틱이 80%가 넘게 차지했다

수거된 장소를 기준으로 바닷가의 해안쓰레기가 약 7만8000톤(69%)으로 가장 많았고, 바닷 속에 쌓여 있는 침적쓰레기가 약 2만9000톤(25%), 바다 위에 떠다니는 부유쓰레기가 약 7000톤(6%)이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반려해변’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해양 쓰레기 수거에 참여한다는 점, 해변에 대한 책임감 있는 사용 문화를 확산한다는 데 초첨을 맞춘 제도”라고 설명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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