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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계좌증설 이벤트 문제없나] ③신용융자 경쟁적 인하 이벤트…빚투 과열 경계해야

입력 2023-07-25 09:12 | 신문게재 2023-07-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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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경쟁적으로 낮추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를 재차 과열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20조원대를 이르는 등 증시내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9조8575억원으로 지난 4월에 이어 재차 20조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수치(16조5186억원) 대비 3조3389억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주식 매수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해 말 46조4484억원에서 54조24억원으로 7조6000여억원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신용융자 인하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신규 투자자의 계좌 증설과 기존 투자자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나아가 신용거래 증대를 통해 증권사 전체적인 보유 자산 확대 및 중장기적으로 신용 수수료 확보를 위한 조치로 업계내에서는 평가한다. 증권사들은 고금리시대에 신용거래 이자율이 높다는 따가운 시선을 무마하려는 차원에서 해당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초 부터 신용거래 1∼7일이내 투자자들 대상으로 신용 이자율을 제로(0)%로 무료화했다. 대신증권의 전체 신용거래 규모의 73%는 1∼7일 이내 신용거래다.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큰 90일 이상 구간의 신용융자 이자율도 0.25%포인트 내린 9.50%를 적용하면서 신용거래 촉진에 나섰다.

다올투자증권도 이달부터 신규 및 휴면 고객 대상으로 신용 우대금리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신용우대 금리는 6개월간(신청월 포함) 연 3.99%가 적용된다. 10월 31일까지 비대면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약정을 신청한 최초 신규 및 휴면 고객(단, 비대면 휴면은 제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거래 이자율 연 3.9%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9월 말까지 3개월 연장했다. 해당 이벤트는 당초 지난달 말 종료할 예정이었다.

이외에도 하나증권은 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에게 국내주식 매수쿠폰, 이자율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해당 이벤트 참여 고객은 신용융자·국내주식 담보대출 이자율 할인과 국내주식 우대 수수료율 적용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벤트는 오는 8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4월 한 달 간 비대면 계좌개설, 채권투자, 신용융자 금리 할인 등 3가지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할인 신용금리는 30일 연 5.5%, 60일 연 6.5%, 60일 초과 시 연 7.5%이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일부 증권사들이 시장 점유율 늘리는 것에 급급해 ‘빚투’ 양상을 과열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빚투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 추가로 기한 내에 증거금을 넣지 않으면 반대매매를 당해 큰 손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투자자들이 금리 우대 이벤트에 혹해서 신용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다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흐를 경우엔 더 큰 이자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용거래융자 인하는 투자자 부담을 낮추고 ‘장기 빚투’ 위험을 관리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증권사 입장과는 다소 대치되는 평가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고객 수익률을 제고함과 동시에, 단기 이자율 혜택으로 신용거래 기간을 가급적 줄일 수 있도록 유도했다”며 “‘장기 빚투’ 위험을 관리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 4월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로 관련 종목과 증권사 시가총액이 3주 만에 13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개미 투자자들의 몫이었다.

SG 증권발 폭락 사태 때 주가조작세력들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투자자들 계좌에서 편법·불법적으로 신용거래를 임의로 단행해 피해규모를 키웠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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