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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DDR5·HBM로 승부 보겠다고 벼르는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비공식 테크 세미나 진행…기술 경쟁력 선봬
"HBM, MR-MUF 기술 26년까지 적용…방열·품질·수율 우수"
AI서버 최적화 고용량 DDR5 양산
"낸드는 저점 지나는 중"

입력 2023-07-19 06:24 | 신문게재 2023-07-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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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본사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사진=SK하이닉스)

 

챗GPT의 등장을 계기로 AI(인공지능) 시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교육이나 금융, 통신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친 AI바람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진화를 채찍질하고 있다. 그만큼 관련업계의 변화와 발전 속도 역시 하루가 다르다고 할 정도로 빠르고 크다. 가장 눈에 띄는 쪽이 초거대 AI와 생성형 AI다.

그 진화의 핵심에는 반도체 업계가 서 있다. 핵심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AI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첫 번째라면, 이를 보조해 주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칩이 두 번째다.

기업 중에서는 특히 SK하이닉스의 선행 행보가 돋보인다. HBM 첫 양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경쟁사보다 몇 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반기 반등이 예상되는 DDR5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SK하이닉스는 DDR5, HBM 등 고성능·고부가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 AI시대 반도체 분야에서 확고한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8일 반도체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비공식 테크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에서는 AI시대 SK하이닉스의 DDR5, HBM 경쟁력과 기술 전략이 소개됐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HBM은 현재 활용되고 있는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 기술이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MR-MUF는 HBM 3세대 제품인 HBM2E부터 적용된 기술로 2026년 양산 예정인 6세대 HBM4에도 적용된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이 공정은 기존 TC본딩 대비 방열이 우수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기존 방식이 300도씨(°C)의 온도에서 큰 압력을 주어 방열 필름(NCF)이 증착되도록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기술이 빈 공간을 고르게 채워주지 못함으로써 방열 특성이 나빠지는 것이다. MR-MUF는 액체 소재로 공간을 채우기 때문에 빈 공간이 없다.

우수한 품질과 수율도 자랑거리다. HBM 적층 높이가 높아질수록 총 높이를 맞추기 위해 웨이퍼 뒷면을 갈아내 얇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높은 열과 압력으로 웨이퍼가 휘어지며 불량품이 발생한다. MR-MUF는 25도씨에서 아주 작은 압력으로 공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웨이퍼의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공정이 진행돼 열을 주고, 식히는 과정 또한 사라져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기존 공정 대비 생산성이 3배 개선됐다.

DDR5의 경우 고용량 제품을 제작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중 유일하게 TSV 공정으로 만든 128GB 3DS DDR5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일반 컴퓨팅보다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AI서버에 최적화됐다. TSV 공정은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추가적인 공간을 요구하지 않아 패키지 크기를 소형화할 수 있으며, 접촉 불량 등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TSV 공정은 SK하이닉스 생산 병목 원인으로 지목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생산에 병목이 되고 있는 부분은 후공정이 아닌 TSV 공정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TSV 공정은 HBM뿐 아니라 128GB 3DS D램 단품 생산시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병목이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낸드플래시는 HBM과 같은 고성능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AI 반도체의 연산에 대한 병목현상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낸드가 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장기 패키징 캐파 확대를 위한 공간 확보 관련해 다양한 검토를 진행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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