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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미래 먹거리 HBM, SK하이닉스가 앞설 수 밖에 없는 이유

시장조사업체 "HBM 시장 5년 새 3배 이상 커져"
SK하이닉스, AMD와 협업으로 HBM 시장 선점
삼성·SK, AMD GPU에 HBM3 탑재…시장 지표될 듯

입력 2023-07-18 06:40 | 신문게재 2023-07-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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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3
SK하이닉스 HBM3 24GB.(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에 총력전 태세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인공지능) 열풍에 편승, HBM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양 사는 일찌감치부터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조기 양산에 잰걸음을 놓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선발주자인 SK하이닉스의 독주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개발 업력과 양산 시기다. 이미 HBM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SK하이닉스는 미국 AMD와 오랫동안 HBM 및 납품을 병행해왔고, 현재 이 시장 1위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HBM3를 양산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모르도인텔리전스는 HBM의 시장 규모가 올해 20억4186만달러(약 2조5833억원)에서 2028년 63억2150만달러(약 7조997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5년 새 시장이 3배 이상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HBM은 주로 AI 연산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며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메모리 반도체를 지칭한다.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53%로 과반을 넘어섰고, 삼성전자(38%)와 마이크론(9%)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당장 점유율에서는 SK하이닉스가 ‘넘사벽’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로직 파운드리, 패키지 기술을 보유한 강점을 살려 로직 반도체와 HBM 등 고성능 메모리를 연결한 패키지 제품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취할 공산이 큰 만큼 향후 시장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시장 리더 자리를 얼마나 지켜낼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삼성전자가 4분기 중으로 차세대 제품인 HBM3(4세대)를 공개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이미 출시했고 하반기 중 5세대 제품인 HBM3P의 양산을 준비하는 등 추월 준비를 마쳤다는 후문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기술 로드맵 등을 근거로 내년에 삼성전자가 5세대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SK하이닉스가 6세대 제품 생산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HBM 분야 글로벌 리딩컴퍼니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핵심은 일찍부터 시장을 내다보고 고객사와의 협력에 집중했던 부분이 지목되고 있다. 출발은 2008년 AMD가 게임에 사용되는 GPU 성능에 맞춰 저전력으로 높은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는 메모리 솔루션을 찾기 위해 SK하이닉스와 손을 잡았다는 부분이다. 이를 기반으로 SK하이닉스는 2013년 첫 HBM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2015년에 AMD GPU용 HBM을 처음으로 출하했다. 당시에는 높은 가격대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지만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의 기회를 얻게 됐다는 평가다.

지난 12일 있었던 SK하이닉스 비공개 테크 세미나에서도 SK하이닉스는 AMD와 협업이 HBM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원인으로 꼽았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SK하이닉스는 AMD와 오랫동안 HBM을 개발해 왔다”며 “HBM이 후공정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했던 만큼 팹(Fab)과 패키지 부서들의 긴밀한 소통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경쟁사가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공정을 동시에 제공하며 HBM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고객은 어느 한 업체가 주도하는 것을 원치 않는 만큼 현재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와 같이 각자 분야에서 시장을 리드하는 업체들 간 협업을 더욱 중요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최근 AMD의 GPU ‘MI300’의 HBM3 공급업체로 동시 진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MI300이 양사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을 지표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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