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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왜 그 동안 차량용 안 했을까?

수익성 낮고 시장 작아…기술 진입장벽 높은 점도 문제
차량용 칩 시장 확대…삼성전자·국내 팹리스 업계 진출

입력 2023-07-18 06:46 | 신문게재 2023-07-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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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삼성전자, 초저전력 차량용 UFS 3.1 양산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초저전력 차량용 메모리 UFC 3.1.(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2년 전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 때, 높은 기술 진입장벽과 작은 규모의 시장, 낮은 수익성 등을 이유로 쉽사리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던 당시와 대비되는 모습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UFC 3.1 메모리 솔루션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 ‘제덱(JEDEC)’의 내장 메모리 구격인 ‘UFS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차세대 초고속 플래시 메모리다.삼성전자는 UFS 3.1 제품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자동차 부품 업체에 공급,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다.

현대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확보에 나섰다. 지난 7일(현지시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했다. 정 회장은 최근 각국의 주도권 경쟁 속에 요동치고 있는 글로벌 주요 시장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향후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 차원이다.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는 유럽 내 핵심 기지 역할을 하는 생산거점으로 EUV(극자외선)를 이용하는 최신 제조설비까지 갖춘 고성능 반도체 공장이다. 아일랜드 캠퍼스에서는 현대차의 표준형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 기아 EV9의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에 탑재되는 CPU(중앙처리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양사가 차량용 반도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사태가 발생한 2 년전과 대조된다. 당시 완성차 업계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1위 삼성전자의 등판을 기대했지만 삼성전자는 끝내 업계로 뛰어들지 않았다.

당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가 차량용 칩에 진출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익성이었다. 일반적인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10~20% 수준의 이윤이 발생하는 반면 차량용 프로세서는 10% 미만의 이윤이 발생하는 것이다. 가격 또한 모바일이 100달러를 웃도는 반면에 차량용은 10달러 미만의 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발전한 것도 한 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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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자동차용 반도체 솔루션.(사진=삼성전자)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지난 시간 진출하지 않은 이유다. 반도체의 성능과 안정성이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제조와 품질 관리가 까다로운 것이다. 따라서 일반 산업용 반도체 비해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한번의 오류가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되다 보니 국내 업계에서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도 작았다. 지난 2020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 수준인 380억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D램 등 산업용 메모리와 달리 차량용 칩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인 점이 시장 규모가 작았던 이유다. 덕분에 차량용 반도체 업계는 각 분야별 업계 1위가 정해진 시장이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빈틈이 없던 셈이다.

다만 최근 국내외 반도체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시장 성장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26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676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2020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이에 정부에선 지난해 9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3년간 250억원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텔레칩스, 어보브반도체, LX세미콘 등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도 차량용 반도체에 뛰어들며 국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현반도체사업단장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나설 경우 선진 기업의 기술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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