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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부모의 최선이 우리 아이 최고의 뇌를 키운다"

뇌과학 전문가 김보경 박사의 영유아 두뇌발달 컨설팅

입력 2023-07-1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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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최근 영유아 뇌 발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유일 브레인 컨설턴트’를 자처하는 스탠퍼드대 출신의 뇌 과학 전문가 김보경 박사가 <0~5세 골든 브레인 육아법>이라는 책을 내 화제다. 실리콘밸리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그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유수의 최신 과학적 근거들을 기반으로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영유아 뇌 발달의 6가지 사이클과 24시간 설계 법 등 ‘최적의 뇌’를 만드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그는 “뇌도 양육이 필요하다”며 “부모의 최선이 최고의 뇌를 키운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아이들 뇌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선 수면과 식사, 운동 세 가지가 뇌 발달의 뿌리가 된다고 말한다. 여기에 아이의 뇌가 타고난 능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해 주는 놀이와 독서, 디지털 미디어 이용에 관해 소개한다. 감 박사의 주장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어 소개한다.



- 잘 자는 아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이들에게 최고의 ‘잠’을 선물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뇌를 건강하게 발달시키는데 바꿔야 할 첫 번째가 잠이다. 잠이 부족하면 배 부름을 잘 느끼지 못해 과식하게 되어 비만을 일으킨다. 아이의 잠은 부모의 잠에 영향을 미치기에 더욱 중요하다. 한국의 0~3세 아이들의 총 수면시간은 미국 아이들에 비해 1시간이나 적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부모의 영향도 크다. 가족들이 늦게까지 TV를 보는 것도 아이의부족한 잠과 좋지 않은 수면 패턴의 원인이 된다. 잠은 뇌에 쌓인 노폐물을 없애주고, 하루 동안 쌓인 정보를 잘 정리해 기억을 강화해 준다. 하버드 의대 연구에 따르면 3세에서 7세에 잠이 부족한 아이들은 7세 무렵에 실시한 인지검사에서 집행 기능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좋은 수면을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미국 국립수면재단(NSF)은 나이별 권장 수면시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0~3개월은 14~17시간, 4~11개월은 12~15시간, 1~2세는 11~14시간, 3~5세는 10~13시간이다. 잠은 다른 사람이 재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잠들고 깨어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 재우는 것이기 보다는 아이가 잘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가깝다. 그러려면 24시간 신체리듬을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수면 패턴을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침에 여유있게 일찍 깨워 아이와 소통하고, 오전에 가능하면 햇빛에 노출되도록 야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밤잠을 위해 낮잠으로 휴식을 취하게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조도를 조금 낮춰 밤이 오고 있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 숙면에 좋은 실내온도(신생아의 경우 20.5도 안팎)를 유지하고, 가능하면 주말에도 동일한 패턴을 유지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좋은 수면 환경을 부모부터 실천해야 한다.”



- “아이가 먹는 것이 곧 아이의 미래다”라고 했다.

“미래를 위해 아이들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특히 생후 첫 1000일의 음식이 중요하다. 임신기부터 이때 까지가 뇌 발달의 황금기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골고루 먹는 것이지만, 임신기와 수유기에는 특히 단백질이 부족하면 안된다. 아이 신체가 더디게 성장하고 뇌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불안 증상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방 가운데는 모유 수유 때 포함되는 DHA(도코핵사인산)이 필수적이다. 철분과 아연, 비타민 B군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좋다. ‘기분대로 주는 부모가 기분대로 먹는 아이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 아이가 기분이 안 좋을 때 먹을 것으로 달래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 부모가 먹을 양을 정해주거나 아이 입에 음식을 넣어주기 보다는 아이 스스로 몸의 소리를 듣고 자신을 돌보는 법을 일찍 깨우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 바람직한 식습관을 위해 필요한 팁을 달라.

“1~6세, 특히 2~5세 때 필연적으로 편식이 생긴다. 이 때 가장 안 좋은 것이 강압적이고 불편한 식사 시간이다. 입맛을 더 잃어버리게 만든다. 대부분 아이들은 여섯 살 즈음부터는 자연스럽게 편식이 줄어든다. 편식하는 음식을 반복적으로 노출해 친숙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소아 비만은 특히 위험하다. 뇌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TV나 스마트 폰을 틀어놓고 아이에게 밥을 떠먹이는 것이다. 영상 시청은 뇌를 바쁘게 만들어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만든다. 식사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마셔야 할 때 간식을 먹이지 않도록 배고픔과 갈증의 차이도 부모는 알아야 한다. 뇌가 좋아하는 식습관은 규칙적인 식사시간, 건강한 식단, 즐거운 식사 분위기, 그리고 영양소와 음식을 함께 배워가는 것이다.”


- 아이가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부산하게 행동하면 부모들이 자제시킨다. 좋지 않은 방법인가?

“아이들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아이들을 조용히, 가만히만 앉혀두면 뇌 발달을 저해한다. 최근 아이들의 몸이 약해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건강체력평가(PAPS)에서 4,5 등급 비율이 2019년 12.2%에서 2021년에는 17.7%로 크게 높아졌다. 아이들에게 꾸준히 운동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연령별 신체활동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1세 미만은 1시간 이상 유모차 등 같은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을 피할 것을 권했다. TV나 비디오 게임 등 정적인 활동은 2세 이후, 1시간 미만으로 유도하고 5세 이후부터는 격렬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는 운동을 주 3회 이상 시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걷기와 달리기는 빠져선 안된다. 특히 맨발 걷기는 감각과 운동 능력을 키워 준다. 아이들에게 움직일 공간과 시간을 빼앗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활동을 한 사람들 가운데 85%가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장애(ADHD) 증상이 완화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놀이는 아이들의 본능이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놀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놀이는 아이들이 혼자서 생각하는 법과 다른 존재와 어울리는 법을 알려준다. 좋아하는 놀이를 반복하며 자기만의 독특한 세상을 구축하게 된다. 특히 자기조절 능력을 기르는 데는 놀이 만한 것이 없다. 거친 몸 놀이를 하다 울거나 다쳐도 그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자기 몸과 마음의 한계를 깨닫고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아빠의 거친 몸 놀이도 적극 권장한다. 놀이 상대와의 교류는 풍성한 자극이 되기에, 아이들에게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 같은 놀이만 반복하는 아이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그런 반복 속에 조금씩 새로운 것이 더해질테니 아이가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봐 달라. 절대로 부모가 아이 놀이시간을 빼앗지 말라. 노는 시간을 비생산적이라고 아까워하지 말고 차고 넘치도록 보장해 줘라. 아이 스스로 놀이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좋다. 놀이는 스트레스를 버티는 힘도 길러준다. 2세까지는 산책하기와 물건 찾기. 미술 놀이 등이 효과적이며 3~5세 때는 놀이터 놀이와 상상 이야기 만들기, 규칙 있는 놀이, 집안 일 놀이 등이 도움이 된다.”



- ‘책 읽는 뇌’를 강조했다. 독서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책 읽어주기는 아이들의 단어 이해를 확장시켜 준다. 아이는 그림책에서 대화보다 2배 가까이 다양한 단어를 접한다. 이해하는 단어가 많아지면 표현력도 발달되고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타인과 관심을 공유하는 공동주의력도 좋아진다. 0세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준 아이들은 상호작용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더 좋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 소화과학회는 태어나서부터 책을 읽어주도록 권장한다. 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도 계속 읽어주는 게 좋다. 특히 아빠의 책 읽어주기를 권한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 읽는 시간도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 부모의 문해력도 중요하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0세부터 책 읽어주기를 시작하고 생일 선물 등을 통해 책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 좋다. 삶과 연결되는 책을 읽어주는 것과 함께 아이의 책 읽는 속도에 보조를 맞춰주고, 마음껏 책 읽기에 실패하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



- 디지털 미디어가 늘 문제다 어떻게 적당한 이용을 유도할 수 있나.

“미국 소아과협회는 영유아를 위한 디지털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18개월 미만은 영상 통화 이외의 노출을 제한하고, 18개월부터 24개월 이하는 부모가 양질의 콘텐츠를 선별해 아이와 함께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을 권한다. 2세부터 5세 이하는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보여줄 것을 조언한다. 5세 이상은 이용시간과 미디어 종류 및 일관된 이용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2세 미만에게 이용을 제한하라는 권고는 아이들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기초로 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이 언어 발달 저해다. 습관적으로 스마트 폰을 보다 보면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끊어지게 된다. 학습용 앱으로 공부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는데, 이런 영상 시청은 뇌가 시각정보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읽는 시간을 줄게 만들기에 권장할 사안은 아니다. 뇌를 키우는 콘텐츠를 고르는 5가지 기준이 있다. 어릴수록 화면 전환 속도가 빠르거나 색채 효과가 현란하지 않은 것을 고른다.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을 고른다. 폭력적이거나 무서운 장면의 영상은 좀더 큰 다음에 보도록 한다. 건강한 웃음을 주는 영상을 고른다. 주인공들의 성별과 인종의 구성이 다양한 것을 고른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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