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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태세전환'…옐런 "중국과 디커플링 추진하지 않는다"

美 반도체 업계 "중국 시장 포기 힘들어"

입력 2023-07-10 13:19 | 신문게재 2023-07-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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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9일 중국 베이징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중국에 대한 강경 제재를 이어가던 미국이 태세를 전환에 나섰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즉, 미국이 대중 정책 기조를 ‘디리스킹(위험제거)’으로 완화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분쟁의 최대 쟁점인 반도체에 관한 중간지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씨가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1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9일 “미중은 책임 있게 관계를 관리할 의무가 있으며, 평화와 번영의 측면에서 공동 이익을 진전시키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진하지 않는다. 디커플링과 공급망 다양화는 분명히 구별된다”고 선을 그은 뒤 “디커플링은 양국에 재앙이 될 것이며,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실행할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중국 유입을 제재하고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을 퇴출하는 등 시장을 미국 중심으로 결집하는 행위가 모두 디커플링의 일환이다.

이처럼 미국이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정책적 자세를 바꾼 것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사실상 중국 배제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지적이 잇따른 영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이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하나의 이유, 반도체’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와중에도 미국 반도체 업계가 중국을 등지지 못하는 이유를 ‘엄청난 시장성’에서 찾았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마이크론이 중국 정부의 사이버 보안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마이크론의 반도체 구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 6억달러(약 78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하며 현실을 역류했다. 마이크론은 중국 SNS 계정을 통해 “이번 투자는 중국 사업과 조직에 대한 마이크론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NYT는 “미국 정부는 자국에서 개발한 반도체가 중국의 무기에 쓰여 미국 국가 안보,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반도체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다툼은 일부 속도 조절만으로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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