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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과학기술인상에 고규영 카이스트 특훈교수

뇌척수액 노폐물 주요 배출경로가 뇌하부 뇌수막 림프관임을 최초 규명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사이언스 등에 발표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예방·치료에 새로운 개념 제시
고 교수 “지금도 하는 연구에 배고파…림프관 연구방향 머리·목 부분에 집중”

입력 2023-07-02 12:45 | 신문게재 2023-07-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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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에 한국과학기술...
2023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고규영 한국과학기술원 특훈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단장)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연합)

 

올해 최고 과학기술인에 고규영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특훈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단장, 65세)가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023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고규영 카이스트 특훈교수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고규영 교수는 뇌 속 노폐물 배출경로,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 생존 전략을 규명하는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고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과학학술지인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에 발표해 림프관 분야에서 연구 동향을 선도하는 등 한국의 연구수준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설명에 따르면 고 교수는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의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가 뇌 하부에 있는 뇌막 림프관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 같은 연구에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노폐물 배출 능력이 떨어지는 뇌막 림프관 기능 저하를 함께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뇌의 인지기능 저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 교수는 림프관 경유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하기 위해 지방산을 핵심 연료로 활용한다는 사실도 처음 규명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암세포가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고 교수는 기존 암 연구와는 다른 접근법을 적용해 면역기관인 림프절에 전이돼 성장하는 암세포의 생존 전략을 규명했고 이 연구 결과는 향후 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이 외에도 고 교수는 암성장과 림프절 전이에서의 암혈관과 림프관의 특성, 쉴렘관(각막주위 림프관)의 항상성 유지와 녹내장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등 림프관 관련 연구에서 선도적인 성과도 도출했다.

고 교수는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1983년)하고 전북대 대학원(의학)에서 석사(1985년)·박사(1991년) 학위를 취득했다. 전북대 의대 교수(1995년~2001년)와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2001년~2003년)를 거쳐 2003년부터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연구 중심 의사과학자로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의과학분야 석·박사 등 인재를 양성하고 국제혈관생물학회(IVBM)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5년 7월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단장으로 선정돼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고 교수는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의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 경로가 뇌 하부에 있는 뇌막 림프관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데 대해 “우리 몸에서 뇌가 가장 활동을 많이 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은 만큼 노폐물과 독성물질들을 많이 생성한다”며 “이 물질들이 150㎖의 뇌척수액에 녹아 있는데 배출되려면 림프관을 경유해야 하지만 그 배출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 난제로 남아 있었다. 이를 밝히고자 우리 연구팀이 도전해 개가를 이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견한 뇌막 림프관을 통해 배출되는 뇌척수액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소한다. 이 때 노폐물이 너무 많이 뇌에 쌓이면 치매 같은 뇌퇴행성 질환이 발생한다”며 “따라서 이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면 치매 방지 및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앞으로 연구 방향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모세혈관 및 림프관 연구방향을 머리(뇌 포함)와 목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정말 흥미로운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차원의 신약이 나오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지금도 하는 연구에 대해 배가 고프다. 연구실 책상에 앉아서 죽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이룬 과학기술인을 발굴해 국민에게도 널리 알려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고자 2003년부터 선정·시상해온 한국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인상이다.

올해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공모와 발굴, 추천을 통해 접수한 후보자 총 23명을 대상으로 3단계 심사과정(전공자심사-분야심사-통합심사)을 거쳐 최종적으로 수상자 1명을 선정했다. 정부는 올해 고 교수를 포함해 그동안 총 46명의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을 선정해 시상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5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하는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 개회식에서 수상자에게 대통령 상장과 상금 3억원을 수여한다.

고 교수는 이번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에 대해 “기쁘다. 이제까지 같이 연구해온 연구원, 학생연구원, 국내외에 계신 동료연구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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