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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위로 불똥 튄 금속노련 간부 구속…노동계, 석방 탄원 요청

노동계 “탄원서 제출 동참해달라…문제 해결 안되면 표결 안돼”
경영계, 특별한 입장 안밝혀…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촉구

입력 2023-06-0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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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인 김준영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상임부원장의 자리에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손팻말이 놓여있다.(연합)

노동계가 최근 구속영장이 발부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근로자 위원의 석방을 위한 탄원서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영계와 공익위원들은 김 사무처장의 구속에 안타까움을 나타냈지만 노동계의 주장에 대한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처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임위 제3차 전원회의에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구속으로 인해 근로자 위원이 한 명 부족한 상태다. 근로자 위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하는 것은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며 “위원장은 규정과 범위 내에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다. 여기 있는 노사공 위원들은 소속을 떠나 같은 위원으로서 김 사무처장의 탄원서 제출에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같은 근로자 위원인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임위는 형식적으로나마 노사공 위원 동수로 구성돼 있다”며 “최임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근로자 위원을 석방해야 한다. 위원장의 역할을 주문하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표결의 방식이 있어서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흉기를 휘두르며 진압을 방해한 혐의로 지난 2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최임위 근로자 위원 중 한 명인 김 사무처장의 구속영장 발부로 노사공 9명씩으로 구성된 균형이 깨지게 된 셈이다. 금속노련의 상위조직인 한국노총은 김 사무처장에 대한 강경진압과 구속을 이유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사용자 위원들과 공익위원들은 김 사무처장의 구속에 따른 불참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노동계의 요구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특히 사용자 위원들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을 강조했다.

노사, 말없이 물병만<YONHAP NO-4033>
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물을 마시기 위해 생수통을 잡고 있다.(연합)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은 중위임금 대비 62%를 넘고 있고, 세계적으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높게 올리다 보니 최저임금 미만율은 12.7%를 기록하고 있다.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일부 업종에서는 현 수준의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용자 위원인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역시 “법적 근거는 있지만 관련 통계가 없어 그동안 논의에 대한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연구한 만큼 이를 공개해 결론을 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일부에서는 낙인효과와 구인난 문제를 제기하지만, 소상공인 대상 인력난 우려 비율은 7%에 불과하다. 높은 최저임금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은 기업의 생존과 폐업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류 사무처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회원국 중 과반에서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고, G7 국가의 차등적용은 기존 최저임금보다 높은 상향식이다. 우리나라는 복잡한 산업구조 특성 상 업종별 차등적용을 적용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반박했다. 박 부위원장도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간담회를 진행하면 정부가 지원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있다. 최임위는 을들의 싸움이 아닌 함께 살아갈 제도개선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임위는 이날 심의 기초자료인 최저임금 적용 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과 임금실태 등 분석 에 대한 임금수준전문위원회 심사 결과를 보고받고 논의했다. 다음 전원회의는 오는 13일 오후 3시 진행될 예정이며, 최저임금 차별 적용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선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다음주부터 매주 2회씩 심의에 나설 예정이다. 주어진 법정기간 내에 심의가 완료될 수 있도록 공익위원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성서 기자 bible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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