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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전장사업 '올인'하는 진짜 이유

전문가 "LG, 전기차에 관련된 모든 기술 다 갖춰"
가전 업계 불황·애플 자율주행 시장 진출에 전장 강화

입력 2023-05-25 06:39 | 신문게재 2023-05-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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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이미지.(사진=LG전자)

 

LG그룹이 카메라모듈,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 부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종합 전장 회사 목표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해온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업계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까지 애플카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돌입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를 양 날개로 전기차·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전장 기술 기반을 탄탄하게 닦아 놓았다. 이 중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과 라이다,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 모듈은 테슬라 등 업체에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3월에는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보행자(V2P), 차량과 인프라(V2I)간 5G 데이터 송수신을 지원하는 ‘5G-V2X 통신모듈’을 개발해 자율주행의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65.9%에 달했다. 2위인 삼성디스플레이는 34.1%로 LG디스플레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OLED(P-OLED)로 수주 규모를 확대해 후발 주자들과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모회사인 LG전자도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인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에는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 회사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협력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차량용 배터리를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그룹사와 협력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LG는 완성차를 만들지 않지만 차에 관련된 시스템과 배터리 등 전장 기술을 다 갖고 있는 회사”라며 “전기차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다 갖고 있는 게 LG”라고 설명했다.

LG가 이처럼 전장 사업에 사활을 건 것은 그룹사의 전방사업이던 가전업계 부진이 한 몫을 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21년 정점을 찍은 국내 가전시장이 지난해 10% 하락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지난해 하반기에는 하락 폭이 16%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TV,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의 전체 매출이 2021년 대비 15% 하락한 이유다. 업계에서는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애플의 자율주행 시장 진출도 LG의 전장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 애플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의 최대 고객사로 상당량의 매출을 책임진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카와 더불어 아이폰을 통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여러 대의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를 단 채 자체 개발 차량의 주행 연구를 진행한 바 있으며 2019년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Drive AI’를 인수했다.

알고리즘에 강점이 있는 애플과 소프트웨어와 부품에 강점이 있는 LG가 만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LG와 애플의 관계는 오랜 시간 협력을 해온 만큼 역할 분담이 분명하다”며 “애플의 강점이 알고리즘인데 인공지능을 포함한 알고리즘(자율주행 알고리즘)과 LG가 접목하면 굉장히 강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제외한 전반적인 전장 사업은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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