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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에 있는 국내 항공사 여객기 모습. (연합뉴스) |
정부가 2026년 바이오항공유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사업에 급 가속 페달을 밟는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GS칼텍스, 석유관리원과 다음 달 바이오항공유 실증사업에 돌입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고, 올해 법제화를 거쳐 2026년 상용화 일정을 공개한 바 있다.
정부가 바이오항공유 도입에 대해 구체적인 설계에 돌입한 이유는 국제 사회의 환경 규제 탓이다. 유럽연합은 최근 항공분야 탈탄소 실현을 위해 SAF 도입을 의무화하는 ‘리퓨얼EU’(REFuelEU) 법안에 최종 합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 EU 27개국 전역 공항은 항공기에 급유할 때 등유를 기반으로 한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한다. 의무 포함 비율은 2025년 2%로 시작해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 등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SAF란 석유,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자원이 아닌 동물성·식물성 기름,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에 비해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현재 항공기 엔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항공기는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유럽환경청(EE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승객 1명이 1㎞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비행기가 285g으로 가장 많다. 세계적으로 SAF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배경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 가운데 2025년에 맞춰 SAF 도입 가능성이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가장 유력한 곳이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앞서 HD현대오일뱅크, 글로벌 정유사 쉘과 SAF 관련 협약을 맺었다. 2017년 11월엔 국내 최초로 시카고~인천 노선 운항에 SAF를 시범 사용했으며, 지난해 말 이후 파리~인천 구간 정기편 노선에서 SAF를 사용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파리~인천 노선에서 SAF 사용량은 연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 실증 이후 SAF 비율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정부 계획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항공업계는 SAF 도입은 정부 지원 없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2025년이다. 정부가 상용화를 점친 시기는 SAF 의무 도입 1년 뒤인데, 당장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구체화된 계획을 발표한 것은 환영하지만, 당장 2025년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고작 2% 지만, SAF는 가격이 비싸고 EU 측이 패널티 요금까지 거론한 상황이라 항공사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SAF는 기존 항공유에 비해 최대 5배 비싸다. 대한항공이 탄소배출 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5년 EU 출발 항공편에 SAF 의무 비중인 2%가 적용될 경우, 연간 338만7152달러(약 4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관련 업계는 의무 사용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비용 지원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2년 뒤 SAF를 해외를 통해 도입한다고 해도, 비용이 부담”이라며 “해당 비용을 승객에게 부과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현실적으로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 없이는 힘드니 국회에서 법안을 마련하는 등 해당 논의를 수면위로 올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