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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인어공주 싫다고?"... '블랙워싱' 논란에도 디즈니가 원작 바꾸는 이유는?

입력 2023-05-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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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공주
세간의 주목을 받은 유색 인종의 인어공주, 팅커벨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피터팬&웬디’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어두운 피부의 인어공주, 팅커벨…. 디즈니 실사 영화를 둘러싼 ‘블랙 워싱’(Black washing) 논란이 뜨겁다. 작품 창작과 인종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시선이 있는 반면 원작과 다른 무리한 캐스팅이 작품 몰입을 방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러나 디즈니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의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디즈니가 원작과 다른 유색 인종의 인어공주, 팅커벨을 만든 이유는 뭘까.

블랙 워싱은 인종차별에 예민한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 원래 백인이었던 캐릭터를 유색인종이 연기하는 것을 비꼬는 표현이다.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으로 유색인종을 무리하게 내세워 오히려 백인이 역차별받는다는 것이다.



2번 논란
온라인에서 불거진 ‘나의 에리얼이 아니다’(#Not My Ariel) 운동 (사진=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갈무리)


논란은 오는 24일 개봉 예정인 영화 ‘인어공주’의 ‘에리얼’ 역에 흑인 배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과 함께 시작됐다.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지난 2019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나의 에리얼이 아니다’(#Not My Ariel)라는 해시태그를 단 항의 글이 수천 건 이상 게시됐다. 이어 영화 ‘피터팬&웬디’의 요정 ‘팅커벨’ 역에 또다시 흑인 배우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실사 영화는 원작 그대로 가야 한다. 굳이 왜 인종을 바꾸는지 모르겠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디즈니는 “인어공주는 허구다. 만화와 (흑인 인어공주가) 다르다는 이유로 탁월한 캐스팅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건 당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3번 입장
디즈니가 산하 채널 ‘프리폼(freeform)’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사진=프리폼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문가들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디즈니가 유색 인종의 등장인물을 선택한 이유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확고한 입지 구축, 유색 인종 팬덤의 형성 등을 꼽았다.

동덕여대 최믿음 커뮤니케이션콘텐츠학과 교수는 “미국 아동 인구에서 백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히스패닉과 아시아인의 인구수는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양한 인종, 문화적 배경을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산업적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의 위치를 보다 강력히 다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품의 주요 캐릭터로 유색 인종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는 평가도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디즈니의 행보는 유색인종 팬덤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백인뿐만이 아닌 모든 관객을 타깃으로 작품을 어필하고 팬층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유색인종 캐스팅이 사회에 잔재한 인종차별 기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지욱 평론가는 “디즈니 작품이 주로 어린이, 가족을 상대로 마케팅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캐스팅 흐름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이라며 “유색 인종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내 빈번한 소수 인종 혐오 범죄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리 인턴기자 krystal2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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