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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대우조선②] 올해 퇴직자만 75명…한화, 인력보충 비책 있나

입력 2023-05-19 06:20 | 신문게재 2023-05-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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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노동자가 선박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이 23년 만에 새 주인을 맞는다. 대우조선 직원들은 수년간 임금 삭감·동결의 아픔을 견뎌냈다. 조선산업은 호황기에 진입했지만, 대우조선 직원들은 경쟁사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다. 결국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속출했다. 남은 구성원들은 한화와의 만남을 반긴다. 오랜 기간 주인 없는 기업 직원들의 설움이기도 하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화오션 탄생 이후 기존 구성원의 근로 환경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3회에 걸쳐서 짚어본다.<편집자 주>

 

“차라리 밖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조건이 더 나은데 누가 이 힘든 곳에 남아있겠나. 인력은 회사 가치 성장과 연결되는 문제이니 한화 체제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최상규 대우조선지회 대외협력실장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동안 회사가 기업으로 연속적인 성장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이같이 회고했다. 적절한 시점의 투자는 회사 성장의 핵심 요체다. 시장에서는 한화오션의 성공적인 출항 및 성장을 위해선 ‘인력’ 분야 투자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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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산업은행)

 

◇낮은 임금, 결국 ‘인력유출’로 돌아와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퇴사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 건설·플랜트 산업이 조선 현장에 비해 업무 강도가 낮고 임금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퇴직러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기업 소멸’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동종업계인 경쟁사로 이직한 경우도 상당하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삼성중공업 등과 함께 HD현대가 자사의 기술 인력을 부당 유인하고 있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을 정도다.

18일 KDB산업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떠난 직원들은 총 449명(정년퇴직 제외)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지난 15일 기준 75명의 근로자가 퇴사했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의 연평균 퇴사자 수는 100명 안팎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화 인수 소식 이후에도 퇴사자가 상당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소식이 처음 들렸던 날은 지난해 9월 26일이다. 이후 같은 해 10~12월에 167명이 회사를 등졌다. 특히 지난해 11월엔 98명이 퇴사했다. 최근 2년 동안 퇴사자 수가 가장 많았다.

대우조선 직원들의 탈출 러시는 결국 처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퇴사한 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C씨는 “일은 힘든데 비슷한 분야인 건설이나 육상 플랜트와 비교했을 때 임금이 너무 적었다”며 “원래 퇴사 생각이 없었지만, 먼저 이직한 동료의 급여를 들으니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인력 확충, 가능할까

조선업 인력 확충을 위해선 ‘처우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처우를 ‘어떻게’ 개선해 인력 확충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냐다.

전문가들은 한화오션으로 거듭난 이후 공격적인 수주를 통해 처우개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사실 시장에서 업무량, 업무강도 등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임금 수준을 맞춰주지 않으면 인력 확보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서는 높은 수준의 성과로 수주해서 임금 수준들을 올려주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선순환 구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이 올해 상반기 기준 HD한국조선해양과 비교하면 수주량이 적은 편이다. 최근 선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만큼 한화오션으로서 의미 있는 수주성과를 달성한다면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조선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한화오션 인수 이후 한화그룹 측으로부터 어느 정도 선의 선 급여 정상화나 사기앙양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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