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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View] 한전 급한 불 껐지만… 적자해소엔 역부족

2분기 전기요금 kWh당 8원 인상… 자구안·소폭 인상 해결책 못돼
원가 못 미치는 전기요금…44조 누적 적자 탈출 위해서는 추가 인상 불가피

입력 2023-05-15 17:28 | 신문게재 2023-05-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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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사진=연합)

 

2분기 전기요금이 16일부터 kW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16일부터 MJ(메가줄)당 1.04원 인상됐다. 전기와 가스요금은 현재 요금 수준에 비해 5.3% 인상된 셈이다. 

 

이번 요금 조정에 앞서 한국전력은 25조원대의 자구안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두 가지 조치 모두 한전의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에 합의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하며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기·가스요금을 지속 조정해왔음에도 과거부터 누적돼 온 요금 인상요인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면서 “에너지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한전, 가스공사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13.1원 인상했으나 국민 부담, 물가 상승 우려 등을 고려해 2분기 전기요금 조정을 미루다가 이날 소폭 인상을 결정했다. 2021년 이후 누적 적자가 45조원에 달한 한전의 재무 위기가 에너지산업 생태계 위축,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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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한 국제 에너지가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전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38조5000억원의 누적 영업적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6조원대의 적자를 냈다. 한전의 부채도 작년 말 기준 192조8000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47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459.1%에 이른다.

 

한전은 재무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 12일 부동산 자산 매각, 임직원 임금 동결 추진 등을 통해 2026년까지 25조7000억원 규모의 재무 개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자구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구책과 요금 조정도 한전의 적자를 완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1분기 kWh당 13.1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졌지만, 이 기간 kWh당 전력 구입단가와 판매단가는 각각 174.0원, 146.6원으로 여전히 역마진은 kWh당 27.4원에 달한다. 이날 kWh당 8원 인상에도 불구하고 누적적자의 근본적인 원인인 역마진이 해소되지 못해 한전은 앞으로도 전기를 팔면 팔 수록 손해 보는 장사를 해야 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8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1분기를 기점으로 향후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누적된 대규모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로 1분기 이자비용만 1조원을 넘어선 현재의 현금흐름 상태를 감안하면 여전히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치적인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가격 인상 폭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영업이익 흑자를 내기 위해선 전기요금이 kWh당 11원 추가 인상돼야 한다”면서도 “ 22대 국회의원 선거(2024년 4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전기요금 인상폭 역시 kWh당 3~7원으로 소폭 인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한전의 경영 정상화 자체가 녹록지 않음을 시사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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