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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4차 산업 일자리 넘치는 우리 동네로 이사온다고?

[트렌드] 이차전지 기업 입주지역, 부동산 핫플레이스 등극

입력 2023-05-17 07:00 | 신문게재 2023-05-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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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성본산업단지 일대 전경
음성 성본산업단지 일대 전경.(사진제공=음성군)

 

대한민국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산업으로 2차전지가 꼽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빅3를 비롯해, SK·포스코그룹, 에코프로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조 단위 투자를 쏟아내면서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배터리 업계는 선제적인 투자와 초격차 연구개발(R&D)을 통해, 2030년까지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차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반영구적 배터리로 전기차와 무선 가전, 로봇, 사물 인터넷 등 4차 산업 상품을 움직일 필수품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만해도 올해 687GWh에서 2035년 5.3TWh(1TWh는 1000GWh)로 성장할 전망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규모가 2035년 6160억(824조원) 달러에 이른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몰리는 지역 내 부동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석유(new oil)’라 불릴 정도로 산업 가치가 막강하고, 최근 정부가 2026년까지 39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6대 첨단산업’에 이차전지가 포함되면서 이차전지 수혜 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 이차전지 입주기업, 부동산 판도 바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차전지에 2026년까지 39조원을 투입해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배터리 생산 용량을 연 60GWh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2021년 대비 1.5배 수준으로, 전기차 약 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 장기·저리 대출, 보증 등에 올해 정책금융 5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초격차 기술 선점을 위해 2030년까지 민·관을 합해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내 최대 생산 용량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의 생산능력을 지난해 18GWh에서 2025년 33GWh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충남 천안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크고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세울 예정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이차전지가 미래 국내 경제를 먹여 살릴 핵심 산업인 만큼 관련된 기업 입주가 중장기적으로 지역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방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이차전지 일대 부동산은 선방하고 있다. 국내 1위 이차전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등이 위치한 충북 청주 청원구 오창읍이 대표적이다.

이곳 ‘롯데캐슬 더 하이스트’ 아파트는 올해만 60건이 거래돼 청원구에서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전용면적 84㎡ 타입은 3월 4억원을 다시 넘어서며 가격도 회복세다.

4월 인근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 1순위 청약도 흥행에 성공해 평균 4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인 삼성 SDI가 위치한 천안도 서북구 부동산 가격이 탄탄하다. 삼성 SDI와 마주하고 있는 성성동 ‘천안시티 자이’ 전용면적 84㎡는 올해 3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거래보다 1억원 이상 뛰었다.


◇ 이차전지를 선점하라… 지자체도 분주

이차전지 산업을 선제적으로 거머쥐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 이차전지 거점 도시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는 음성군이 대표적이다. △이차전지 시험인증 특화 클러스터 조성 △이차전지 기업 유치 △미래 모빌리티 핵심산업 육성 등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러시도 이어지는 중이다.

이차전지 전극 전문 생산기업 JR에너지솔루션이 음성군에 5년간 3056억원을 투자한다. 본사도 음성군으로 옮기고 용산산단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신설한다.

앞서 이스라엘 태양광업체 솔라엣지테크놀로지스 자회사인 코캄도 음성 충북혁신도시에 연간 생산량 2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 ‘셀라2’를 완공했다.

기가급 공장 설립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에 이어 네번째다.

또한 성본산단에는 이차전지 전자석 탈철기를 제조하는 대보마그네틱이 위치하며, 이온교환막을 제조하는 더블유스코프코리아, 전해질 고기능성 첨가제를 제조하는 렉쎌, 이차전지 전해질 첨가제 및 반도체용 전자소재를 제조하는 국전약품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차전지 분야 대표 대기업이 추가 입주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는 “인곡산단에는 국내 대표 배터리 업체 투자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아직 최종적으로 절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이미 지역 중개업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도 덩달아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충북 음성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는 계약률이 부쩍 올라왔다. 음성군에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몰린다는 소식이 들리면서다.

분양 관계자는 “이차전지와 연관된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고, 지역에 산업단지 개발이 꾸준해 중부권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입소문을 탔다”며 “미래가치가 높아 아파트 가치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외지인이 음성군의 주택을 매수하는 비중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6개월(2022년 9월~2023년 2월)간 전국 군 지역에서 외지인 매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음성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아파트 매매 463건 중 150건이 충북지역 밖에 거주하는 사람이었다. 외지인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이 21.3%(32건)에 이른다.

주택 수요도 탄탄하다. 2022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음성군은 근무지 기준 취업자가 거주지 기준 취업자보다 약 2만3900명 많아 전국 군에서 1위를 기록했다.

즉 2만3900명 가량이 음성 밖에 거주지를 두고 있으며, 일을 하러 음성으로 출퇴근 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잠재적인 음성 아파트 수요로 볼 수 있다.

고용률(15세 이상)도 71.4%로 도내 1위며, 경기도 1위인 화성(67.9%) 보다 높다.

최근 나온 각종 부동산 지표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4주차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2021년 6월 28일 =100)는 음성이 102.6을 기록해 수도권(91.7), 지방(94.3) 보다 높다. 매매 거래량도 올해 1월 46건으로 바닥을 찍은 후 2월(90건) 3월(95건)으로 오름세다.

전북 새만금국가산업단지도 이차전지 중심의 산업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월 개청 이후 지금까지 10여년간 새만금 국가산단은 이차전지에서만 14건 총 4조1681억원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전남 광양도 이차전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광양 동호안 부지에 4조4000억원을 투입해 이차전지 소재를 비롯한 신성장 사업 추진에 나선다.

이밖에 울산시와 경북 포항시도 이차전지의 정부가 국가 첨단 전략 산업으로 키우려는 이차전지 특화 단지 유치를 놓고 경쟁 중이다. 정부의 특화 단지 지정 결과는 6월에 나올 예정이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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