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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에 美은행 불안 여진…원·달러 환율 또 연고점

입력 2023-04-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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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소폭 오름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오름세로 거래를 시작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예금 이탈이 확인된 미국 퍼스트리퍼블릭발 은행권 불안 여진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고점을 재경신했다. 무역수지 적자 누적 등으로 인한 원화 약세 흐름에 원화와 동조화를 보이는 위안화 약세 등도 환율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보다 4.25원 오른 1340.55원이다. 환율은 1.7원 오른 1338.0원에 개장한 후 상승폭을 키워 장중 1341.9원까지 오르며 전날 세운 장중 연고점(1340.5원)을 재경신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장중 1340원선을 돌파한 것이다.

우리 무역수지 적자 누적 등으로 인한 경기 펀더멘털적인 측면에서 원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것에 더해 최근 미국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우려가 촉발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커져 환율에 상방압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1분기 예금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고 해당 은행의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확산되면서 은행 시스템 우려가 여전하다는 판단이 들어왔고 위험회피 심리가 커졌다”며 “원화 등 위험선호 통화들이 이탈세를 보였고,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외인들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흐름이 연출되는 과정에서 환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원화와 동조화 경향이 있는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제한적이고, 최근 주목되는 미중간 반도체를 둘러싼 갈등 문제 등 제반상황이 위안화에 반영되면서 우리 원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김승혁 연구원도 “미중갈등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중국의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원화 약세 재료로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이슈가 당장 외환시장에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얼마나 지속될지 등을 놓고 불확실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자체 문제로 소멸될지 다른 은행으로까지 여파가 이어질지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며 “상업부동산 여파도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렵고, 현재 상황에서 한 단계 더 진행됐을 때는 환율이 추가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

다음주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환율 방향성에 변화가 보일지도 주목된다. 박상현 연구원은 “FOMC 결과가 매파적이라면 달러 강세가 재개될 수 있고 한미간 금리 역전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부담이 원화약세에 영향을 줄 것이고, 반면에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중단된다는 신호가 나오면 달러 약세에 편승해 원화가 강세 쪽으로 갈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한미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수준이고 달러가 부족해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환율이 1450원 돌파를 시도할 때도 한미 통화스와프는 얘기만 나왔고 실제 진행되지는 않았다”며 “달러가 급격히 부족할 때 진행하는데 우리 외환보유고나 실질적인 달러의 수급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므로 필요성은 아직까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 얘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 통화스와프가 급하게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는 3월말 기준 4260억7000만 달러다. 외환보유액이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에 미달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한은은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IMF도 대외부문보고서 등에서 우리 보유액이 외부충격 대응에 적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미 정상은 외환시장 협력을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간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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