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비바100] 남편은 배달, 아내는 서빙… 역할 나누고 배려 더하고

[창업] “여보, 당신은 내 최고의 동업자”… 자영업 부부창업 성공 전략

입력 2023-04-19 07:00 | 신문게재 2023-04-19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3041901010009823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창업 전문가들에게 자영업 창업의 성공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코 ‘주인의식’이 가장 많이 꼽힌다. 우리나라는 정(情)의 문화가 지배하기 때문에 점포창업은 고객밀착형 영업을 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의식으로 충만한 활기찬 점포를 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업종 특성상 직원 이직률이 높고, 노동 강도가 높아 주인이 웬만큼 잘 해줘도 손님에게 짜증부터 내는 종업원이 부지기수라는 것이 자영업자의 고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자영업 시장에 주목받는 것이 부부창업이다. 장기불황으로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을 줄이고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일환으로 부부창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 남편과 아내 명확한 역할 분담 명심

다른 분야처럼 창업시장도 직원 채용과 점점 올라가는 인건비가 가장 큰 무게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부 창업은 인건비 절감은 물론이고 운영이나 마케팅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다. 먼저 부부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방과 홀을 나눠서 책임지거나 배달주문이 많을 때는 남편이 배달을 전담하는 등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여 영업하면 효율이 높다.

서울 대치동에서 숯불바베큐치킨 전문점 창업을 한 김모(51)씨 부부는 역할 분담을 잘 해 성공하고 있는 사례다. 숯불바베큐치킨은 숯불을 피우고 숯불에 굽는 과정이 힘들고 어려워 선뜻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업종이다. 그런데 직원에게 이처럼 중요하고 힘든 일을 맡기는 것은 점포 운영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김씨 부부는 남편이 숯불을 피우고 굽는 일을 맡아서 하고, 아내는 주방 일을 맡아서 하고, 아르바이트는 홀을 책임지고, 배달은 대형업체에 맡기는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성공을 거뒀다.

외식업 부부창업은 대부분 주방과 홀을 부부가 나눠 맡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주방일이 힘들어 주방업무를 줄일 수 있으면, 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닭발포차 ‘본초불닭발’은 본사에서 닭발 손질은 다해서 진공포장으로 각 가맹점 공급함으로써 각 가맹점에서 주방에 들어가는 인력 줄일 수 있도록 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부부가 각각 주방과 홀을 책임지면 더 이상 직원이 필요 없다. 초간단주방시스템을 구축해서 부부가 일평균 매출 70만~80만 원까지는 별도의 직원 채용 없이 운영할 수 있다. 홀 매출과 배달 및 테이크아웃 매출이 비슷하게 올라오기 때문에 주방일 줄여 남편이 배달을 나갈 수도 있다.



◇ 창업 실패시 부부간 애정도 금갈 수 있어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부부창업을 원한다면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만 한다는 생각보다 서로 존중하고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업종선택에서부터 실제 운영에 필요한 세세한 것까지 어느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보다는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정해야 한다. 더불어 선택한 업종이 부부 모두의 적성에 맞고 두 사람 모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로의 업무를 미리 숙지해 필요할 때마다 상대방의 업무를 지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나, 업무 분담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서로에게 미루다가 운영이 원활하지 않게 될 수도 있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육아, 빨래 등 집안일에 대한 분담도 사전에 충분히 합의가 되어야 한다. 일을 핑계로 집안일을 서로 미루게 되면 서로에 대한 실망과 불만만 쌓이게 된다.

또 각자의 고유한 생활영역이나 적당한 거리감을 갖기를 원하는 부부라면 부부창업에 신중해야 한다. 또한 장사가 잘 안될 경우에는 각각 다른 일을 할 때보다 경제적 타격이 크며, 생계는 물론 부부관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사업의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부부의 사랑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자칫 말다툼도 잦아질 수 있다는 점을 신경 써야 한다. 놀이가 아니라 일 때문에 함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즐거운 모습보다는 피로에 지친 모습이나 짜증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다. 이점을 이해해 수시로 서로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례로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했던 심모(53)씨 부부는 돈을 벌기 위해 함께 창업에 나섰다가 부부간 애정 전선에 문제가 생겼다.

24시간 운영해야 하는 편의점 특성 상 하루 12시간씩 나눠 부부가 교대로 근무했다. 돈 벌 욕심에 아르바이트 직원도 쓰지 않고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얼굴 마주보고 밥 먹을 시간은커녕 몇 마디 이야기 나눌 시간조차 없게 됐다. 그렇게 3년이 지나니 사이가 서먹해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마치 남과 같은 사이가 돼 버렸다.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한 심씨 부부는 논의 끝에 점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심씨 부부는 그나마 다행이다. 대구에서 음식점 창업을 했던 하모(49)씨 부부는 창업이 실패하면서 이혼을 한 경우다. 많은 돈을 벌 욕심에 무리하게 창업했다가 코로나19 이후 장사가 안 되자 서로 상대방 탓을 하면서 극도의 불신이 생겨 버렸다. 게다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의 단점만 더 보게 돼 급기야 이혼까지 가게 된 것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부부창업의 경우 일에 치여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경우도 발생하기 쉬운데, 이럴수록 수시로 상대방을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점포 일은 물론이고 가사 일도 서로 분담하고, 또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 정기적으로 쉬는 날을 정하고 함께 여행을 가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조언한다.

  

 

◇부부창업 성공 10계명

1. 평소 부부관계가 좋지 않거나 성격차이가 심한 경우 부부창업은 금물이다.

2. 업종 선택 시 경력, 취향, 성격 등 서로의 적성을 고려한다.

3. 사업장에서는 업무 파트너로서 예의를 갖춘다.

4. 힘든 모습을 보일 때는 서로 격려해 준다. 

5. 각자의 장점을 살려 역할을 확실히 분담하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진다.

6. 맡은 업무 외에도 배우자의 업무와 운영 전반을 숙지한다.

7. 일을 핑계로 육아, 집안일을 서로 미루거나 떠넘겨서는 안 된다.

8. 가정의 자산과 부채 등을 고려하여 부부가 함께 투자규모를 결정한다.

9. 운영 중 어려움이나 중요사안은 항상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

10. 투자금액, 매출, 비용, 이익 등 금전적인 부분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익배분에 있어 기준을 정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