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전기 · 전자 · 반도체

"中, 美 마이크론 조사…삼성·SK하이닉스에 경고 신호"

입력 2023-04-03 15:41 | 신문게재 2023-04-04 6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중국이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은 한국과 일본에 보내는 경고 신호 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 반도체연구회사 IC와이즈의 왕리푸 분석가가 중국 반도체 시장이 미국과 동맹에 의해 포위된 상황에서 개시된 이번 조사는 한국과 일본에 보내는 경고로 보인다고 말한 견해를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의 일원이다. 지난 2월 고위 관리들은 첫 화상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왕리푸는 특히 한국이 중국의 마이크론 조사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여전히 반도체 제조 시설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해당 조사는 미국의 행동을 따르지 말라는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경고가 미국의 중국 상대 수출 규제에 동참한 네덜란드에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인터넷 안보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안보 심사 이유로는 “핵심적인 정보 인프라의 공급망 안전을 보장하고, 잠재된 제품의 문제가 인터넷 안보 위험을 일으키는 것을 예방해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심사 내용이나 문제가 드러날 경우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해당 조사에 대해 마이크론은 지난 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CAC와 소통하고 있으며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외국 반도체 회사에 대해 사이버 안보 심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마이크론에 대한 조사를 발표하기 전까지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한 것에 대해 별다른 반격을 가하지 않았다.

왕리푸는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긴다는 견해로 “마이크론이 미국 정부의 대중 제재 부과를 뒤에서 밀어붙였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반도체 칩·과학법에 서명한 이래, 마이크론은 다른 몇몇 미국 반도체 회사들과 함께 로비자금 지출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상하이의 D램 설계 센터를 폐쇄했고 약 150명의 중국인 엔지니어에게 미국이나 인도로 이전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앞서 마이크론은 2021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자국 D램 제조사들을 지원하면서 자사의 성장이 제한되고 중국 시장에서 내몰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네덜란드 ASML의 반도체 생산 장비나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와 달리 마이크론의 제품은 중국 YMTC나 한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제품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과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주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 2분기(작년 12월∼지난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급감하고 23억 달러(약 3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년간 최악의 분기 손실이다. 이에 마이크론은 세계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라 올해 약 15%(약 7500명)를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