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사회 > 사건 · 사고

'나는 신이다' JMS 파장 일파만파…종교계 성범죄 재조명

입력 2023-03-17 13:42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71aa31e8-e0cc-4747-9b51-767d4d11f6c2
정명석(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에 실린 JMS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목사, 스님, 신부 등 ‘성직자’의 탈을 쓴 종교인 성범죄 사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절대자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위계질서가 강하다는 특수성, 성 문제에 대해 금기시 하는 분위기 때문에 드러나기 힘들었던 종교계 성범죄가 계속해서 고발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여신도 성폭력’ 재판 변호를 맡아온 법무법인 광장이 변호인에서 전격 사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손 꼽히는 대형 로펌 법무법인 광장은 대전지법 형사12부가 맡고 있는 정명석 총재의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혐의 공판에 대해 변호인 사임 절차를 밟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서 정명석 총재의 성폭력 의혹이 보도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거세지고 있어 변호인을 맡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서는 JMS 정명석의 변태적인 실체를 낱낱이 보여준다. 정명석은 자신이 ‘메시아’이며 병에 걸리지 않게 기도해준다는 명목으로 여신도들을 성폭행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수십명의 여신도들과 집단 난교를 벌이는 등 문란한 생활을 이어갔다. 결국 2009년 4월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직후 2018년부터 19년까지 17차례에 걸쳐 여신도 2명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다시 구속 기소됐다.

종교계 성폭력 문제는 JMS 뿐만이 아니다. ‘2019년 경찰범죄통계’에 따르면 성범죄 관련 전문직(의사·변호사·교수·종교인·언론인·예술인·기타) 피의자 5만2893명 중 종교인은 4887명으로 의사(5135명)에 이어 가장 많았다.

2010년 서울 용산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에 의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1963년생인 전병욱 목사는 30대 초반에 삼일교회를 개척해 한국 교회에서 젊은 목회자의 상징처럼 여겨졌으며 출간한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스타목사’였다. 하지만 신성스럽게 다뤄지던 겉모습과 달리 그는 2009년 11월 중순 아침 자신의 집무실에서 30대 초반의 여신도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전씨는 해당 사실을 인정하며 사임했지만 불과 1년 반 만에 새 교회에서 목회를 재개했다.

2016년에는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 A씨에 따르면 법진스님은 속초에 가는 차 안에서 A씨의 손과 가슴을 만졌다. 또 “방 안에서 쉬고 가자”며 마음대로 모텔을 잡아 A씨를 데려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A씨는 “조수석에 스님을 태운 채 정신없이 서울까지 오는 동안 충격과 두려움으로 온몸이 떨리고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A씨는 10월19일 경기수원중부경찰서에 법진 스님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법진스님은 징역 6월을 선고받았다.

종교의 탈을 쓴 범죄는 국적을 가리지 않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천사들의 증언’에서는 1969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키어 고등학교에서 학교 교목으로 재직했던 매스켈 신부의 성범죄에 대해 다룬다. 매스켈 신부는 어린 시절 친족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고해성사한 학생을 끊임없이 불러내 성폭행하고 학생에게 폭언을 쏟아냈다. 그는 “내가 더럽혀진 너의 몸이 깨끗해지도록 도와주는거야”라며 만약에 해당 사실을 고발하면 “너가 성폭행을 당한 더러운 애라는 것을 다 알릴거다”라고 협박했다. 또 당시 경찰 등 외부인을 학교로 불러들여 여고생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부패한 성직자들은 ‘종교인’이기 때문에 얻게 된 이 신뢰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가해자의 우월적 지위나 위계로 인해 은폐·축소되는 경우가 많아 종교계의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