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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애들'의 반항, 불만 그리고 기발한 집착까지… 모든 걸 갖춘 '서치 2'

['다리'뷰+'다'리뷰] 다니엘 헤니의 분량 '만 '아쉬울 뿐,러닝타임 순삭
MZ세대들이 능숙하게 활용하는 추적연대기 쫀쫀하게 담아

입력 2023-02-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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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서치 2’의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코리아)

 

초중반까지는 기대 이상이다. ‘이 정도 속편이 나왔다고?’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제작 단계부터 국내 관객의 관심은 유난했다.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존 조를 내세워 미국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300만 명에 육박하는 글로벌 흥행을 1위를 일궈낸 저력은 다니엘 헤니의 캐스팅의 출연으로 정점을 찍었기 때문. 당연한 이야기지만 2편은 '실종'을 제외한 설정은 완전히 다르다. 실종된 딸을 구하기 위해 공개수사로 돌렸지만 정작 범인으로 몰린 아버지의 사투를 그린 상황이 이번엔 모녀지간으로 바뀌었다.

15년 전 암으로 아버지를 잃은 준(스톰 리드)은 엄마 그레이스(니아 롱)의 남자친구 케빈(켄 렁)과 한 집에 산다. 하필이면 아버지의 날에 해외여행을 떠나는걸 이해할 수 없는 딸은 보란 듯이 일주일간 홈파티를 열며 소심한 복수에 나선다. 늘 자신을 안달복달하던 엄마를 이해 할 수 없었던 준의 모습은 여러 영화에서 다뤘던 10대 딸과 엄마의 갈등이다.

그레이스는 휴대전화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늘 자신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헤더(에이미 랜덱커)에게 감시 아닌 감시를 시킨다. 고작 일주일 콜롬비아로 떠나면서 매 끼니를 챙길 정도로 극성인 엄마가 걱정되기 시작한건 ‘깜짝 쇼’로 준비한 공항마중이 실패한 직후다. 알고보니 그레이스와 케빈은 현지에서 실종됐고 현지에 파견된 FBI요원(다니엘 헤니)와는 전화로만 연결될 뿐이다.

‘서치2’는 철저히 MZ세대를 위한 영화다. 아이폰과 VPN, 앱을 이용한 각종 서비스까지 10대 후반의 준이 컴퓨터 앞에서 벌이는 추격전은 그야말로 신세계다. 노트북과 휴대전화로 보여진 전작의 신선함을 넘어 이제는 전세계에 서비스되는 CCTV와 익명이 보장되는 대화창 등이 가세해 좀더 지능적인 범죄의 민낯을 까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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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방문한 호텔의 CCTV, 같이 간 지인의 SNS, 거리뷰 지도까지 온라인에 남아있는 모든 흔적을 검색하는 준.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코리아)

준은 LA 자기 집 컴퓨터 앞에서 세계적인 유명지면서 동시에 범죄율이 높은 콜롬비아 곳곳에 시간당 8달러의 헬퍼 하비에르(조아킨 알메이다)를 고용하는 ‘요즘아이’다. 하비에르는 아들 뻘인 어린 고객(?)의 부탁이 점점 과도해지자 어른으로서 충고한다. 모든건 경찰에게 맡기고 엄마를 믿으라고. 

 

기성세대가 흔히 말했던 이 조언은 준에게 실망감을 안기지만 결국 그 익숙한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흡사 자신의 엄마처럼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을 국적도 성별도 다른 하비에르를 통해 뒤늦게 깨닫게 되기 때문. 그 역시 아들과 의절한 사연이 있기에 두 사람은 ‘서치 2’에서 가장 든든한 연대로 훈훈함을 가득 채운다. 

 

반전의 반전은 기본으로 믿었던 존재가 숨긴 비밀은 ‘서치 2’가 가진 최고의 짜릿함이다.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연속되면서 동시에 화면에 2초 정도 등장했던 인물조차 관객의 뒤통수를 때린다. 후반부에 밝혀진 사건의 전말은 액자식 구성이다. 넷플릭스나 디즈니+같은 세계적인 OTT시리즈로 만들어져 방영되는 요즘 엔터테인먼트의 상황을 유쾌하게 비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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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조사관 일라이자 박으로 출연한 다니엘 헤니는 개봉 전 서울 극장 무대인사로 미리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코리아)

 

연기구멍 까지는 아니지만 소비되는 이미지는 정작 다니엘 헤니와 켄 렁의 몫이다. 각각 유능한 베테랑 요원이자 사회적으로 성공한 CEO로 나오지만 딱 거기까지만이다. 도리어 이 영화는 마음만 먹으면 영화처럼 고용되어 연기가 가능한 상황, 그리고 실시간으로 전송되어 공유하는 세상에 대한 조소(嘲笑)를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감시를 넘어 실시간의 통제와 구속이 이뤄지는 빅 보스가 지배하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자신이 겪은 범죄를 미디어로 확인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줌 아웃되는게 전혀 씁쓸하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서치2’는 평소 눈치 빠른 관객이라도 빠질 함정이 한 무더기다. CSI를 시즌별로 보고, 범죄물 좀 안다한들 ‘서치2’의 복선은 확실히 꼬이고 꼬였다. 하지만 억지스럽지 않게 다가오는건 시대를 관통하는 불멸의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당연한 존재를 잃기 전까지 소중함을 모르는 법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점에서 출발한 '현실풍자의 최고봉'으로 불릴 만 하다. 자신의 사생활이 걱정된다면 당장 구글 계정부터 지우게 될테지만. 111분.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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