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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미워 할 수 없는 악역, 김신록이 다했다!

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고명딸 진화영 역할 120% 표현

입력 2023-01-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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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hinRokUntitled-1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한 김신록이 대중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건 2년 전 방송된 tvN 드라마 ‘방법’으로 이후 ‘괴물’, ‘너는 나의 봄’, ‘술꾼도시여자들’, ‘지옥’, ‘어느 날’, ‘모범가족’등 다작배우로 거듭나고 있다.(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포토그래퍼 이승희)

 

“영화로 치자면 1000만 관객이라는 시청률 26%를 넘었다니 뿌듯하더라고요.”

지난해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터였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작은 아씨들’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은 작품 중 ‘재벌집 막내아들’은 가장 늦게, 가장 크게 웃은 작품이다.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순양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한국 근현대사를 훑으며 치열한 경영권 다툼에 나서는 재벌가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담아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 중 재벌가의 고명딸인 진화영은 화려한 메이크업과 욕망이 가득찬 눈빛으로 화면을 압도했다. 배우 김신록이 아니고서는 완성할 수 없는 독특한 아우라가 매 등장신마다 일렁거렸다. 드라마의 촬영이 끝난 것은 무려 6개월 전. 그렇기에 연말에 만끽한 대중의 사랑은 유독 꿀맛이었다.
 

진화영
백화점을 운영하는 극중 설정에 충실하기 위해 김신록은 무작정 명품을 입기보다는 신진 디자이너의 옷을 소화하며 남다른 패션센스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사진제공=JTBC)

“배우들끼리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로 호흡이 남달랐어요. 저는 대본에 충실한 편이지만 남편 최창제 역할로 김도현 오빠가 워낙 잘 받아줘서 애드리브도 술술 나왔죠. 진화영은 굉장한 결핍을 지닌 인물이에요. 일부러 욕망과 욕구의 단어 뜻을 사전에 찾아볼 정도로 촘촘히 다가갔습니다. 모든 연기가 그렇듯 허투루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단어에 쓰여있는 뜻은 단출했지만 연기로 풀어내기엔 쉽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마음이 욕구라면 욕망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더 바라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미묘하게 결이 다른, 그 차이 속에 김신록은 그야말로 뼈를 갈아 넣었다.  

 

“화영이가 겉으로는 재벌딸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인정 받고 싶은 욕구, 오빠들 사이에서 경쟁 심리, 남편과의 주도권 싸움등을 통해 욕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잘 드러났으면 했어요. 움직임, 소리, 감정의 폭도 크게 설계해서 역동성이 드러나도록 연기 했죠.”

김신록의 말처럼 진화영은 부친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고명딸로 ‘구색 맞추기 장식용 고명’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빨리 눈치챈다. 감정기복이 심하고 허영도 많지만 오빠들이 아들이라는 이유로 ‘메인 디쉬’ 취급을 받는 것 만큼은 용납하지 못하는 영민함을 지녔다.
 

 

“딸이 넷인 집안의 둘째로 자라서 인지 저 역시 생존 본능과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커요. 굉장히 역동적이고 분투하는 성격은 화영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어떤 것을 원하고 그걸 성취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인물을 연기하는 재미가 남다르기도 하니까요. 촬영하면서 늘 즐거웠습니다.”

김신록
김신록은 2016년 배우 박경찬과 결혼했다. 가장 큰 지원군이자 내 편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사람마다 자기만의 애교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화영 만의 애교가 있듯이 나도 집에서 전혀 합의되지 않은 애교가 있다”고 미소지었다.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포토그래퍼 이승희)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김신록은 최근에는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연기 자체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줄어들지 않아서 대학 때 읽었던 연기론에 대한 책을 다시 보고 있다”는 초심을 밝히면서 “티비를 통해서든 무대를 통해서든 대중들이 배우를 통해서 뭔가 링크되는 감정을 갖게 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만의 연기론을 펼쳤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한 김신록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다들 취업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 석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예술전문사에 진학해 꿈을 향해 달렸다. 일찌감치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 실기 학교를 1년 동안 다니며 연기적 목마름을 채우기도 했다.

젊은 시절 연극배우였던 아버지가 어린 김신록을 데리고 지역 극단에 다니면서 “연기가 아닌 사람을 봐라”고 했던게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사람들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연습하고, 고군분투하는 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내 길이 정해졌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기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다루고 다른 삶을 사는 거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계속 다른 사람과 삶을 궁금해 하고 이해하는 배우로 살고 싶습니다. 2023년에는 작년에 열심히 찍었던 것들이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유의미한 성공을 거뒀으면 좋겠어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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