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원전 인프라·생태계 복원이 수출확대 열쇠다

입력 2022-11-01 14:03 | 신문게재 2022-11-02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의 폴란드 수출이 사실상 확정되어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커졌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폴란드 퐁트누프에 2∼4기의 한국형 원전을 건설하게 됨으로써 우리는 확실한 수출 유망품목을 하나 더 확보한 셈이다. 최소 10조 원의 규모에 원전 건설 후 사후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엄청난 추가 성과가 기대된다.

앞서 발표됐던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이 아프리카와 중동 공략의 거점이라면, 이번 폴란드 원전은 이제까지의 ‘탈 원전’ 기조에서 급선회하고 있는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민간 주도의 해외 원전 사업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향후 원전 수출 전망을 더욱 밝게 해 준다.

지난 정부에서 원전은 ‘적폐’였다. 하지만 마땅한 대체 에너지원도 준비 안된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탈 원전을 밀어부친 결과는 참담했다. 자신만만하게 추진했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는 각종 이권 구설 속에 좌초하고 에너지 가격만 끌어 올렸다. 원전을 없애야 바른 에너지 정책이라는 그릇된 믿음이 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했고, 지금 국민들이 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원전을 묶어두는 동안 중국은 13.5%의 점유율로 세계 원전시장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우리는 6.0%까지 지속 추락했다. 신재생 부문에서도 중국 독주는 더욱 확연하다. 늦었지만 발전량 비중 7% 안팎의 신재생 만으로는 우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없다. 신재생과 원전 등의 합리적 ‘에너지 믹스’ 플랜이 다시 짜여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형 원전의 경쟁력은 자타 공인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성비가 가장 높다. MW/h 당 발전비용이 40원에 불과해 다른 원전국의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소중한 보배를 우리는 사장시키려 했다. 다행히 이번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한국형 원전의 재도약이 가능해진 만큼, 정부와 업계가 다시 힘을 모은다면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시급한 과제는 경제외교다. 당장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한전과 한수원에 제기한 지식재산권 소송부터 잘 풀어야 한다. 원전 추가 수출을 위한 전방위 지원과 노력도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원전에 대한 부풀려진 두려움을 없애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해체 전담 연구소를 세우기로 한 것은 대단히 환영할 일이다. 이렇게 원전 인프라와 생태계를 차근차근 구축해간다면 ‘원전 강국 코리아’도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다.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