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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의지할 남동생마저 분리해… 광주 청년 극단선택 후 시설은 ‘쉬쉬’ 복지부는 ‘늦장’

김 양 거절했던 육아원 알고보니 친동생 머물러
“동생에 심리지원 필요해… 관련자들 모두 쉬쉬”

입력 2022-09-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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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지난달 24일 광주에서 극단 선택을 했던 보육원 출신 김민지(19·가명) 양이 동생과 같은 육아원에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김 양의 시설 합류 거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김 양의 극단선택 이후 지자체는 물론 보건복지부가 이러한 배경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보호아동 복지체계가 무너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7일 브릿지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 양은 만 18세가 되기 1년 전 생활하던 ㄱ육아원에서 ㄴ보호치료시설로 전원(이동) 됐다. ㄱ육아원 시설장이 법원에 통고 요청을 했고, 김 양은 6호(소년보호시설 등에 감호 위탁)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양은 6호 처분이 끝난 시점 ㄱ육아원으로 돌아가고자 했으나 ㄱ육아원에서 거절해 결국 ㄴ보호치료시설에 머물러야 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김 양의 동생이 ㄱ육아원에 머무르고 있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상황을 따져보면 동생과 함께 부모로부터 분리된 김 양은 동생과 함께 보호아동이 돼 아동시설에서 양육되다가 자립 준비에 접어드는 만 18세 이전 ㄴ보호치료시설로 이동됐다. 그 후 동생이 있는 ㄱ육아원으로 복귀를 희망했으나 이를 ㄱ육아원이 거절해 결국 보호중단아동이 됐다.

당시 김 양의 복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관계자 B씨는 “김 양의 복귀를 ㄱ육아원에서 거절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 양은 ㄴ보호치료시설로 옮겨진 후 정부지원금을 받지 못할 거란 생각에 낙담해 있던 상태고, 이를 주변 관계자들이 ㄱ육아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곳엔 동생도 있어 심리적 안정에도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ㄱ육아원에서 끝까지 거절해 결국 김 양은 홀로 보호중단아동이 돼 가정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ㄱ육아원에 김 양의 동생이 그대로 남겨진 것으로 안다. 동생의 심정에서 생각해봤을 때 혈육이 하루아침에 나와 분리됐고 극단선택을 했다. 김 양의 동생에 대한 심리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지자체는 김 양의 동생에 대한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언론에는 보호아동에 대해 전수점검을 한다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들 쉬쉬하고 있다. 김 양의 죽음에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브릿지경제는 ㄱ육아원과 ㄴ보호치료시설에 연락을 취했으나 두 기관 모두 취재를 거절했다. 김 양의 소재지인 광주시 광산구청 관계자는 “김 양이 우리 시설에 최초로 입소한 게 아니라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 동생에 관련해선 한번 알아보겠다. 지금 당장은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다시 말해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김 양의 동생 관련한 내용은 처음 듣는다. 이 부분은 저희도 자체적으로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김 양이 극단선택을 한 건 지난달 24일. 2주가 흐른 지금까지도 정부는 김 양의 동생에 대한 대책 마련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보호아동을 위한 복지체계가 허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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