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정치 · 정책 > 정책

[심층분석] 무궁화호 교체 지연 책임은… 한국철도는 업체 탓, 제작사는 코로나 탓

새롭게 투입될 전기동차 358량 납품 안돼
한국철도 “제작사 제작결함으로 사업 지연”
다원시스 “코로나19로 인한 부품수급 차질돼”

입력 2022-04-27 09:3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한국철도

무궁화호 객차 교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와 제작사 간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도는 사업 지연의 원인으로 제작사의 제작결함에 의한 공정 지연을 이유로 든 반면 제작사는 코로나19로 인한 부품 수급의 차질을 이유로 들어서다. 일각에서는 한국철도가 사업 지연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대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철도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무궁화호 객차는 디젤기관차에 속하며 디젤기관차는 철도 효율화 정책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기동차로 교체되고 있다. 한국철도는 오는 2028년도까지 현행 무궁화호 객차를 전량 폐차하고 전기동차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무궁화호 객차 교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철도는 지난 2018년 철도 차량 제작 업체인 다원시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간선 전기동차(EMU-150) 150량을 지난해 9월까지 납품받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기준 EMU-150의 공정률은 37.3%로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철도는 지난 2019년 다원시스에 EMU-150 208량을 추가로 납품받기로 했다. 이 계약은 올해 11월까지 납품이 완료돼야 하지만 EMU-150의 공정률이 지난달 기준 7.4%로 집계돼 납품 지연이 예상된다.

차량 납품이 지연됨에 따라 차량 교체 사업이 전반적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에 한국철도 관계자는 “무궁화호 객차 교체 사업 지연은 제작사의 제작결함에 의한 공정 지연으로 납품이 지연 중이다”고 제작사인 다원시스로 책임을 돌렸다. 만약 사업 지연의 책임이 다원시스에 돌아간다면 사업이 지연된 날짜별로 발생하는 배상액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다원시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철도 차량 제작에 사용되는 주요 원자재는 중국·인도 등 해외에서 수급하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들 공장에서 부품 생산이 중단됨에 따라 납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입장이다. 이후 정부에서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사업 지연의 경우 계약기간 연장 및 계약금액 조정 처리가 가능하다는 공문을 공공기관에 내려보냈으나 한국철도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원시스 관계자는 “제작사의 제작결함 때문에 납품이 지연 중이라는 한국철도의 주장은 옳지 않다. 제품 완성이 되기도 전에 제작 결함을 이유로 드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입증 서류를 각국 대사관에서 공증까지 받았다. 철도 차량 제작은 직렬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1차 공정이 지연되면 나머지 작업도 줄줄이 지연된다. 납품 수급 차질로 인한 공정 지연을 한국철도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대한상사중재원에 조정 신청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국철도가 다원시스와 체결한 무궁화호 객차 교체 사업은 선 지급금액만 2761억원(차량구입비의 40%)에 달한다. 이와 관련 한국철도가 사업 발주 후 차량 제작과 공정률에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이에 한국철도 관계자는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에서 다원시스의 납품 지연과 코로나19와의 연관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업의 추가 지연을 대비해 정밀안전진단 및 중정비 수준으로 정비를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다음 달 17일 한국철도와 다원시스의 조정 건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한다. 한국철도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공정지연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검토해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