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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내 새끼손가락이 휘고 있어요!

입력 2022-04-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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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손가락이 굽어진 질환을 ‘굴지증’이라고 한다. 주로 새끼손가락이 앞, 뒤, 옆으로 굽는 경우가 많다. 유아기(1살~4살)나 청소년기(10살~14살)에 주로 나타난다. 선천적으로 뼈의 모양이 굽어져 있거나 손가락을 구부리는 인대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는데, 굽어진 각도가 심하지 않으면 기능 장애를 초래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단 일정 각도 이상 손가락이 굽은 경우 절골술이나 인대 수술이 필요하다.

새끼손가락이 휘어지는 증상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시시때때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한다. 스마트폰의 무게는 5G로 넘어오면서 배터리소모가 커짐을 반영해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무게는 150g~200g정도이고, 접는 폴드 스마트폰이나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은 340g까지도 한다. 참고로 태블릿 PC의 무게가 260g이다. 스마트폰에 액정 보호 필름, 케이스, 각종 액세서리를 장착하면 무게가 상당하다. 더욱이 중장년층은 지갑형 케이스를 써서 카드, 신분증, 영수증 등을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이처럼 무거운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다보면 손가락이 압력과 힘을 받으면서 변형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새끼손가락에 걸쳐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을 굽히고 펼 수 있도록 하는 인대가 측부인대인데, 스마트폰 무게로 새끼손가락 옆 방향에 힘이 들어가면서 측부인대가 늘어나 새끼손가락이 휘어 보인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새끼손가락의 모양이 변형되면서 근육과 힘줄이 미세하게 찢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새끼손가락뿐 아니라 손목에도 통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부종이나 마비 증상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우려할 사항은 새끼손가락 측부인대가 늘어나면서 퇴행성 관절염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새끼손가락뿐 아니라 엄지손가락도 마찬가지다. 엄지손가락 관절은 구부리고 돌리고, 운동성이 큰 관절이다. 손목뼈 관절과도 분리돼 있어 손상되기 쉽다. 역시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엄지손가락 관절은 더욱 혹사당하고 있다.

손가락의 경우 체중부하를 받지 않아 통증이 있어도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바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준다. 평소 손가락이나 손목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스마트폰 무게를 한 손가락이 아닌 모든 손가락에 골고루 분산시켜야 한다. 또 스마트폰을 손으로 들기보다는 책상이나 스마트폰 거치대를 사용해 눈높이에 맞게 사용하는 게 좋다.

 

박태훈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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