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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면역력 형성되는 첫 돌부터 ‘건강 기초’ 다져야

입력 2022-04-05 07:00 | 신문게재 2022-04-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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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이종훈 대표원장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돌’은 아이가 1년 24절기를 처음으로 한 바퀴 돌았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첫 돌은 여느 생일과 다르게 큰 의미가 있다. 돌 무렵이 되면 신체 및 두뇌 발달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아기가 독립적인 존재로 병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이 형성되므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돌 이후부터는 외부 접촉이 늘어나면서 감기나 장염 같은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돌이 지나고 아이가 유난히 아픈 일이 잦은 것도 그런 이유로 볼 수 있다. 이맘때 ‘녹용 한 제 먹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보약이란, 체질과 상황에 맞게 올바른 성장을 돕고 치료가 필요한 질병에 대한 회복력을 도와주는 일종의 ‘맞춤 한약 처방’이라 할 수 있다.

돌이 지나고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대표적으로 많이 처방되는 ‘귀용탕’은 소위 보약이라 불리는 한약 처방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어린아이의 허약 증세, 백일해, 기관지 허약에 쓰이는 한약으로 알려져 있다. 귀용탕이라는 이름은 한의학 서적인 ‘의학입문’에 나오는 ‘귀용원’에서 유래됐으며 대표적인 약재인 ‘당귀’의 ‘귀’, ‘녹용’의 ‘용’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동의보감에는 녹용, 당귀를 가루로 내어 알약처럼 만든 ‘흑원’과 효능이 동일하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허약증, 낯빛이 어둡고 다리와 허리가 아픈 증상, 소변이 뿌연 증상 등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허약증과 관련한 처방이 기재된 순서가 흑원, 귀용원, 공진단으로 이어 나오는 것을 보면 귀용원은 공진단과 비슷한 계열의 처방으로 볼 수 있다.

귀용탕은 하나의 처방 안에 기·혈·음·양 모두를 보강하는 약재들이 고르게 들어있고, 이 약재들의 소화를 도와주는 보조 약재들로 구성된다. 당귀는 혈을 채워주고 녹용은 성장과 생활의 활기를 북돋아주는데, 혈은 우리 몸의 영양물질이고 활기는 생체 에너지를 의미한다.

아이가 튼튼하게 자라려면 깊은 잠을 자고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해 이런 자양분들이 몸으로 잘 흡수되어야 한다. 여기에 규칙적으로 대변과 소변을 보면 되는데, 귀용탕은 아이가 이렇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체질을 불문하고 무난히 쓸 수 있는 처방인 셈이다.

다만 귀용탕 복용 중 발열, 설사 등의 증상이 있다면 복용을 멈추고 한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처방이 제대로 효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의 건강은 첫돌부터 기초를 다져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특정 질병이나 증상이 있다면 그 치료가 우선이지만, 질병이나 증상 없이 잔병치레가 잦거나 허약한 아이들이라면 ‘보약’으로 몸의 정상적인 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이종훈 함소아한의원 목동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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