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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무릎에서 소리가 나요"… 원인은?

입력 2022-01-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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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손가락 마디마디 관절을 꺾으면 ‘뚝, 뚜둑’소리와 함께 시원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어른들은 ‘손가락 마디 두꺼워진다’, ‘관절염 생긴다’ 등의 이야기를 하곤 했다.

손가락 마디 사이에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있다. 손가락을 움직이면 관절액이 가스 기포를 만드는데 손가락 마디를 심하게 구부러지거나 꺾으면 기포가 터지면서 소리가 나게 된다. 손가락 관절을 꺾고 바로 다시 꺾었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이유는 윤활액이 만든 기포는 한번 터지고 나면 20분 정도가 지나야 다시 만들어지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너무 자주 꺾으면 관절 마모에 의해 활액막염이 발생하거나, 주위 연부조직의 손상과 이에 대한 치유 과정에서 조직이 두꺼워진다. 치유 과정에서 손가락관절 인대에 상처반흔조직이 생기면서 육안상으로 보일 만큼 마디 사이가 두툼해질 수 있다. 인대가 두꺼워지면 탄성이 약해지고 경직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신체활동이 많이 없는 사람일수록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인체의 모든 관절에서 소리가 날 수 있지만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걷거나,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면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데,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관절 주위의 인대나 힘줄이 마찰을 일으켜 나는 소리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 소리가 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반면 통증을 동반하거나 무릎 불안정성이 있거나, 힘이 빠진다면 병적 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무릎을 꿇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과 함께 무릎이 시큰거리는 느낌, 그리고 서걱서걱 소리가 난다면 연골연화증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무릎관절의 연골이 약해져서 발생한다. 이는 산행을 즐기는 산악인이나 행군이 잦은 군인, 무리한 체중감량이나 운동부족으로 인한 사두박근이 약화된 여성 등에서 발병할 수 있다. 특별한 외상 없이 반복적인 자극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무릎 앞쪽이 뻐근하고 붓고 무력감을 느낀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허벅지 뼈인 대퇴골과 종아리 뼈인 경골이 만나는 무릎관절에서 완충 및 윤활 작용을 하는 반월상연골판에 손상이 가면 무릎에서 ‘딱딱’ 또는 ‘사각사각’하는 마찰음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 땐 마찰에 의한 염발음(捻髮音, crepitus sound) 외에도 무릎통증, 부종, 잠김현상(locking, 연골손상으로 관절 사이에 끼면서 무릎이 구부려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현상), 관절 불안정, 관절 가동 범위 제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운동 중 무릎이 뒤틀리면서 발생하는데 고령 환자의 경우 연골이 약해지고 얇아지면서 외상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무릎관절염에 의한 나는 소리는 직접 들리기보다는 무릎에 손을 대고 움직였을 때 손을 통해 뿌그덕대는 마찰을 통해 감지할 수 있다. 무릎연골이 손상돼 울퉁불퉁해지면서 마찰할 때 나는 소리다. 이런 소리가 자주 반복된다면 퇴행성관절염 중기 이상일 확률이 높다.

무릎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모두 관절질환은 아니다. 그렇지만 소리의 빈도가 잦고 통증이 동반된다면 관절에 문제가 있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어서 잘 구분해야 한다. 무릎 건강을 위해서는 무릎을 꿇거나 양반다리를 하는 등 무릎관절에 압박을 가하는 자세는 피하고, 과다체중이면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박철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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