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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금리 급등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슬금슬금

입력 2021-10-28 14:35 | 신문게재 2021-10-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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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금리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활동 침체에도 물가가 지속 상승하는 상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금리 3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2.7bp(0.01% 포인트) 내린 연 2.017%에 마감했다.

전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044%로 3년 만에 연 2%대를 돌파했다.

이달 초 1.63%(민평3사 평균 금리 기준)였던 국고채 3년물은 한달새 44bp 급등했고, 10년물은 26bp 올랐다. 장기 금리에 비해 단기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는 모양새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장기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반면 물가 상승에 대응해 미국 등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단기금리는 오르고 있다. 시장은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50%까지의 기준금리 인상(11월 1.00%, 내년 1월 1.25%, 내년 3분기 1.50%)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차가 전세계적으로 다 좁혀지는 추세”라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장기화되고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단기금리 상승으로 반영되고 있다. 채권시장이 현재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금융시장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연구원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었으며 이러한 국면이 고착화될지 아니면 이러한 상황에서 빠져나와 물가는 다소 높아도 성장이 뒷받침되는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갈 것인지의 문제라고 보았다. 상황이 지금 보다 더 심화될 수 있는 트리거는 외부요인에 의한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미국에서 발생하는 인력난 등이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어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우리가 미국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것들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대체공급망을 찾아야 하는데 금방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에 그쳤다. 민간소비(-0.3%), 설비투자(-2.3%), 건설투자(-3.0%) 등 주요 부문이 모두 역성장이다. 특히 설비투자의 증가세 둔화가 눈에 띈다. 설비투자에서 반도체 비중이 큰 만큼 반도체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미국의 금리가 반응하면 이에 동조화된 한국의 금리에 반영된다”며 “미국과 한국의 경제가 서로 연결돼 있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물가 상승 문제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치 않음에도 M2(광의의 유동성)가 정부의 확장재정기조와 높은 인플레기대에 맞물려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대응 수단이 금리인상 밖에 없다는 점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압박을 키우게 된다고 이 연구원은 짚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는 경제가 정상화로 가는 마지막 진통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넘어야 하는 고비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라고 짚었다. 다만 신 센터장은 “내년 1분기까지 높은 물가와 성장둔화가 예상되나 수요둔화 및 중국 디레버리지 우선 정책이 물가상승의 지속력을 약화시키는 가운데 각국 에너지 가격 안정 정책, 동절기 난방 수요 마무리, 기저효과 등을 바탕으로 내년 1분기 이후에는 물가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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