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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머니] 최고 몸값에 빅사이즈, ‘The Most’ 데이비드 호크니를 만나다

‘예술가의 초상’ 생존작가 작품 최고가 기록
가로 12m 대작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입력 2019-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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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 깊이 화가구나’.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81)의 작품을 보고난 뒤 든 생각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는 1950년대부터 2017년까지의 회화, 드로잉, 판화 133점이 걸려 있다. 이 작품들을 통해 그의 천재성이 전 생애에 걸쳐 얼마나 성실한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영국 작가 그레이슨 페리는 “진지함이야말로 예술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통화”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걸맞게 호크니는 생존 작가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020억원(약 9030만 달러)에 낙찰된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이다.

예술가의 초상..크리스티
데이비드 호크니, ‘예술가의 초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 1972년, 캔버스에 아크릴, 2.1×3.0m. (출처=christies.com)

 

◇ 생존 작가 최고가 ‘예술가의 초상’

생존 작가의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을 수립한 작품의 풀네임은 ‘예술가의 자화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이다.

1972년 5월에 완성된 이 작품은 호크니의 ‘수영장 시리즈’ 중 하나다. 1964년부터 호크니는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인근에 거주하며 유리의 투명성, 움직이는 물의 특성을 표현하는데 천착했다.

‘예술가의 초상’에는 하얀 수영복 차림으로 평영을 하고 있는 남성과 그를 바라보며 서있는 분홍빛 재킷을 입은 남성이 등장한다. 서있는 남성은 당시 호크니의 11살 연하의 애인이었던 피터 슐레진저(Peter Schlesinger)다. 호크니는 동성연애자다.

호크니는 슐레진저와 헤어진 뒤 3개월 동안 이 작품을 그렸다. 큐레이터 이안 알티비어는 “이 작품에는 관계가 종료된 연인에 대한 묘한 감정이 뒤섞인 작가의 작별인사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한 평론가는 “물속에 깊이 침잠한 호크니는 이미 자신의 예술세계에 깊이 들어가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며 “반면 그를 바라보고 있는 슐레진저는 이제 막 예술적 항해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그 둘이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드러낸다는 설명이다.

이 작품은 한 공간 속 두 인물의 배치, 시선의 단절, 물과 빛의 표현 등을 통해 기묘한 긴장감을 전달한다. 생존 작가 작품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요인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동성애 주제를 다룬 작품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데이비드 호크니,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야외에서 그린 회화’, 2007, 50개의 캔버스에 유채, 457.2×1220㎝.

 

◇ 가장 큰 회화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서울시립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는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야외에서 그린 회화’는 50개의 캔버스를 이어붙인 대작이다. 전체 크기는 가로 12m, 세로 4.6m에 이른다.

유명한 미술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는 이 작품에 대해 “어렵게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모든 게 화소로 표현되는 시대에 이 그림에선 향수가 느껴집니다. 슬픔도 느껴져요. 유한성을 그리고 있죠”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을 눈으로 직접 보길 추천한다. 혹자는 이 작품을 두고 ‘쓸데없이’ 크게 그렸다고 비판할지도 모른다. 데미안 허스트가 “유한성을 그리고 있다”고 표현했듯, 바로 효용성과 관계없는 그 점이 이 작품의 진수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여러 종류의 향수를 전해준다. 거대한 아날로그의 향수, 자연의 향수, 회화적 향수 등….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난달 22일 개막한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오는 8월4일 까지 진행된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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