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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내가 몰랐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입력 2016-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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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최고 매니저 어딨어. 당장 나와!”

미국의 한 대형마트. 한 남성이 들어섰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마켓의 할인쿠폰, 무슨 일일까요? 쿠폰은 남성의 딸에게 발송된 선물(?)이었습니다. 유아용 침대, 기저귀, 아기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쿠폰들이었는데요. 문제는 그의 딸이 ‘고등학생’이었던 것이죠.

“당신들! 내 딸이 빨리 임신 하란 소리야?” 매장은 즉각 사과했습니다.


며칠 뒤, 남성에게 온 연락. “우리 가정에 내가 몰랐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제 딸은 8월, 출산 예정입니다” 아버지도 몰랐던 딸의 임신. 마트는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요?

마트 내부 시스템은 그녀의 구매내역을 추적해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곧, 최근 그녀가 평소와 다른 물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죠. 예를 들어 비타민 보조제, 무향 비누와 로션 같은 것들인데요. 로션 같은 사소한 정보로도 임신과 출산 같은 민감한 정보를 추론해냈고, 그들은 정확했습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디지털적으로 추적, 미행당하고 있습니다.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마트의 빅데이터 전문가들은 고객의 25가지 구매 행태를 분석하면 임신과 출산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고객 데이터베이스에 이를 적용했고 할인쿠폰을 보낸 것이죠.

빅데이터의 힘, ‘예측’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꽤나 정확하게. 우리가 빅데이터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죠.

빅데이터의 가치 ‘847조원’
컨설팅회사 매킨지는 빅데이터의 발전으로 최고 7000달러(847조원)의 부가가치가 생산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생활 침해 아닌가요?’
우려도 만만찮습니다. 빅데이터로 인해 나도 몰랐던 혹은 내가 숨기고 싶었던 생활패턴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죠.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범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금 한국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으로 당사자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사전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죠. 최근 기업들은 ‘사전 동의 규제 완화’에 입을 모았습니다. 빅데이터 산업 발전과 정보 인권 보호가 상충되는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빅데이터 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개인정보 보호 법제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6개 부처는 최근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주제로 한 새해 업무보고에서 ‘빅데이터 활성화’에 대한 본격 지원책을 제시한 바 있죠.

마트에서 딸의 임신소식을 들은 아버지의 심정. 과연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치켜세우기만 하면 될 일일까요?

발전의 근본은 ‘인간의 편의’입니다. 얼마만큼 노출되어야 우리가 ‘더 편하게’ 살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는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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