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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범죄자의 뇌를 들여다 보다.

입력 2016-08-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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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48년 9월 13일 미국의 버몬트 주 철도건설현장. 쇠막대가 피니어스 게이지의 뇌를 관통했다. 쇠막대는 그의 왼쪽 뺨을 지나 정수리까지 관통했다. 기적처럼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피니어스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사고가 나기 전 피니어스는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늘 부지런했고 항상 밝았다. 사고가 난 후 그는 무책임하고 기력 없는 사람이 되었다. 안와전두피질이 다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뇌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범죄자 뇌 분석’이 대한민국에서 시작됐다. ‘팔달산 토막 살인사건’의 범인 박춘풍과 ‘시화호 토막 살인사건’의 범인 김하일의 뇌 분석 자료가 재판장에 등장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법원이 반사회적 흉악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한 뇌 분석을 재판에 활용하기로 하면서 ‘미제사건해결’에 활기를 띌 것인지 주목된다. 외국의 경우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일에 ‘뇌 과학’을 비중 있게 적용하고 있다.

사이코패스 같은 인격장애도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미국 브르크하멜국립연구소에 따르면 이들은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의 15% 밖에 되지 않았다. 전두엽의 활성이 감소되면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에이드리언 레인 신경범죄학박사는 “범죄자는 뇌의 영향 때문에 위험에 처해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태연하게 식은땀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는다”며 “이들은 뇌의 특정영역 기능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안와전두피질도 연구대상이다. 이는 정서반응과 계획을 세우는데 영향을 미치는데, 사회적 상황이나 복잡한 자극이 갖는 의미를 지각한다. 이 과정에서 경험과 판단, 또는 정서가 개입하게 되는데 안와전두피질이 손상되면 억제력과 책임감 등이 감소하게 된다.

예를 들면, ‘팔달산 토막 살인사건’의 범인 박춘풍은 어린 시절 사고로 눈을 다쳤는데, 이때 안와전두피질이 손상됐을 수 있는 주장이다. 때문에 공감능력을 잃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강제적인 뇌 검사를 통해 범죄자의 혐의사실을 이끌어내는 것에 ‘인권논란’도 일고 있다. 법원의 영장발부에 있어서도 뇌 수색을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것인지 뚜렷이 결론나지 않은 상황이다.

뇌 검사의 오류도 지적한다. 뇌 손상을 입은 환자의 특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범죄와 연관성를 추론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일반화도 어렵다. 거짓말탐지기의 경우, 피의자가 진실이라고 믿는 부분이 거짓인 경우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사건해결을 위해 다방면의 시도와 수사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오류 없이 피해자의 원한을 풀어 줄 수사기법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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