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카드뉴스] 다 지워주세요. 제 흔적 모두요.

입력 2016-07-13 07: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484807826
게티


463827625
게티


99696237
게티


474198918
게티


172197885
게티


183289535
게티


잊힐권리7
게티


잊힐권리8
게티
잊힐권리9




잊힐권리10


476151744
게티


잊힐권리12
게티


#얼마 전 새로 남자친구를 사귄 A씨, 친구에게서 다급한 메시지가 왔다. A씨 사진을 누가 포탈 이곳저곳에 뿌리고 있다는 것. A씨가 새로 사귄 남자친구의 전 애인 B씨였다. 이별에 앙심을 품은 B씨는 A씨의 SNS에서 사진을 캡쳐해 유명한 포탈사이트에 올리며 입에 담을 수 없는 희롱을 하고 있었다. B씨의 남자친구와 바람을 피웠다는 소문도 냈다. A씨와 친구들은 게시물을 뒤져가며 해명하는 답글을 썼지만 우후죽순 불어나는 게시물을 감당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했다. A씨는 게시물을 지울 수 있을까?

‘잊힐 권리’
온라인에서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

6월부터 한국판 ‘잊힐 권리’가 시행됐다. 자기가 올린 게시물 가운데 사생활 침해 등 문제가 되는 게시물이지만 직접 삭제가 어려운 이용자를 구제하는 가이드라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포탈들의 적극적 협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장의사”
이 때 A씨는 ‘잊힐 권리’를 위해 디지털 장의사를 찾아갈 수 있다. 그들은 온라인 상 디지털 정보를 삭제해주는 일을 한다. 현재 국내에 약 15개의 디지털 장의 업체가 있다.

일단 장의 업체를 찾아가면 ‘견적’을 뽑는 일부터 시작한다. 의뢰자가 게시판에 상담신청을 하면 디지털 장의사는 관련 개인정보 데이터를 모아 ‘삭제 시간 및 비용’등을 상세히 정리하는 과정이다.

비용은 데이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략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보통 80%정도 삭제가 가능하고 작업기간은 일주일정도 소요된다.

물론, 모든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뢰자의 개인정보가 맞는지 증명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해당 데이터가 한 개인을 특정했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경우 삭제가 어려울 수 있다.

국내 포탈에서는 ‘잊힐 권리’를 보장해주겠노라 응답했다. 가장 쟁점이었던 ‘네이버 지식인 게시글’도 동참했다. 이제부터 개인정보침해 우려가 있는 콘텐츠가 사후 삭제 또는 블라인드 처리된다.

문제는 해외사이트. 페이스북 등 해외 SNS는 게시물 삭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구글과 야후 등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은 각 서비스 국가 내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형 잊힐 권리’
우리는 좀 다르다. 세계 최초로 ‘자기게시물에 국한한 잊힐 권리’이기 때문이다. 좋은 시도지만 벽이 높다. 해외의 모범사례가 부족한 이유에서다. 때문에 해외 사이트에서 한국에 같은 원칙을 적용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해외에서는 타인의 게시물에 대한 잊힐 권리가 주로 다뤄지고 있다.

7월 13일, 개인정보 보호의 날. 인터넷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었지만 개인정보 침해라는 그늘 속에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얻은 그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침해일 수 있다는 양면성을 인식하는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을 기대해본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