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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머니, 피난처 찾아 英에서 日, 日에서 다시 스위스로

'브렉시트 후폭풍' 안전 찾아 머니 피난

입력 2016-07-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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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 엔화 금
영국 파운드화(왼쪽부터), 일본 엔화(우측 상단), 골드바. (AFP)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후 세계 금융시장은 주가가 급락하고 달러와 엔화의 급등을 가져오는 등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영국과 EU간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또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단지 브렉시트가 결정됐다는 자체만으로도 파운드화가치는 이미 13%가량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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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잉글랜드 북서부 리버풀의 버려진 주택 지역의 모습. 이곳은 지난 1912년 영국 런던 외곽에 건설된 첫번째 공영아파트였으나 십여년 이상 황폐화된 후 주거용지로 재개발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

 

◇ 英 부동산시장에서 시작된 실물경제 위협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와 중동 부유층에게 런던 부동산 투자는 확실한 성공 전략이었다. 지난 2011년 중반 런던 최고급 주거지역에서 부동산을 구입했다면 지금은 24%가량 가치가 상승했을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의 영국 증권시장의 FT100지수 상승률 29%에는 못 미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처였던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브렉시트 결정 후 실물경제 위협은 영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시작됐다. 사무실이나 점포에 투자하며 유동성을 공급하는 뮤추얼펀드들이 거래를 중단했다.

하지만 진짜 위험은 상업용 부동산이 아닌 거주용 부동산에 있다는 관측이다. 뮤추얼펀드 투자자 움직임을 따라 주거용 부동산 소유자도 움직인다면 영국 주택의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택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은 아직 활발하지 않으나 대다수 영국인에게 주택은 순자산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은 소비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런던의 고급 주택시장에서는 이러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 남부 부촌인 나인엘름스지역에서 고급 주택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부동산개발사 시가평가에 따르면 현재 중심부 최고급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14년 피크치를 8%가량 밑돌고 있다.

일부 부동산회사는 이 지역 건설 프로젝트 평가액을 10% 하향 조정했다. 땅값 하락을 반영한 것이다.

리서치업체 그린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팀은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런던 주택가격이 향후 10~20%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지난해 영국 부동산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싱가포르 금융권은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런던의 부동산 구입을 위한 대출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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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 金 사서 스위스에 보관하는 日 투자자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의 불확실성은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

브렉시트 투표가 있었던 지난 6월 24일 EU 탈퇴 결과가 전해지면서 인터넷을 통한 금 거래는 급증했다.

UBS그룹의 조니 테베스 애널리스트는 단기 가격 목표를 종전 온스당 1250달러에서 1400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7~12월 금 시세는 평균 134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가운데 엔화 등 안전자산 투자처로 주목받는 일본 투자자들은 금을 사서 자국이 아닌 스위스에 보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나라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자산의 일부를 해외에 보관하려는 일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금을 구입해 스위스에 보관하면 보관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일본 내에서 엔화로 금을 구입해 보유하는 것과는 달리 환율변동에 의한 영향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경제성장률이 수십년간 침체되고 재정 및 통화 부양책에 대한 역효과로 채무액이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 이상에 달하고 있다.

공공 부채 부담과 씨름하는 정부당국에 의해 엔화가 평가절하 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스위스에서 금을 사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 온라인귀금속거래소의 금괴 보관량은 35t 이상으로 말레이시아나 슬로바키아 등의 중앙은행 보유량과 같은 규모다. 이 회사의 전체 고객수는 6만1000명으로 전체의 약 10%가 일본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의 고객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이날 오전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을 우려한 투자자들로 인해 뉴욕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보였다. (AFP=연합)

 

◇ 브렉시트 충격에서 투자자가 배울 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덱스펀드의 선두주자인 뱅가드그룹 설립자 존 보글과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 등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브렉시트의 충격에서 투자자들이 알아야 될 점들을 전했다.

첫째, 외환시장 타이밍 예측은 ‘패자의 게임’이다.

환율이 움직이는 타이밍을 예측하려고 해도 그에 따라 감수해야 될 위험을 뛰어넘을 정도로 대가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움직이는 거래자와 투기자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이다. 거래자들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이러한 감정의 지속기간이나 정도를 예상할 수 없으므로 시장 타이밍을 섣불리 판단하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둘째, 시장은 의외의 전개를 나타낸다.

대부분 시장은 기업수익에 대한 정보나 브렉시트 결정 등에 영향을 받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기적으로는 인간의 불합리한 행동이 시장 투자수익을 좌우할 수도 있다.

로버트 쉴러 교수는 “시장은 사실 인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장에서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반드시 논리적인 추론의 결과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셋째, 급락이나 급상승 등 눈앞의 시세보다는 장기투자를 하라.

장기간 투자하는 이들은 평균 1년에 약 1회 정도 시장의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감정으로 행동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며 역효과가 될 수 있다.

넷째, 진부하지만 분산투자가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시장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운용전략으로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서로 상관관계가 없는 자산클래스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조언한다.

분산투자는 사실 당연해보이지만 투자자가 막상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상승장세에서는 모든 이들이 리스크에 관대하고 장기적으로 자산을 보유하는 반면, 하락장세에서는 오직 안전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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