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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6.25전쟁 영웅 군마 ‘레클리스’를 아십니까?

입력 2016-06-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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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6.25전쟁 영웅 군마 ‘레클리스’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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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주던 주인이 저를 팔고 말았습니다.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누이의 의족을 사기 위해서였죠. 가슴 아픈 이별이었지만 어찌합니까.
새 주인이 제게 준 임무는 미 해병대 군마. 최전선의 전투병에게 탄약과 무기를 운반해 주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용감해지기로 했습니다. 저와 생이별 아닌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 남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래주기 위해서...”

6.25전쟁이 치열하던 1952년, 마주였던 소년 김문혁은 미해병 1사단 5연대 에릭 페더슨 중위에게 자신의 애마 ‘아침해’를 팔고 맙니다.
250달러에.

전쟁의 비극으로 전주인과 이별을 한 ‘아침해’는 마치 전주인 남매의 한이라도 풀어주려는 듯
두려움 없이 전쟁터를 누볐습니다.

1953년 3월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120사단과 펼친 연천군 장남면 매향리의 전투에선 닷새간 51회에 걸쳐 4000kg의 실탄을 최전방에 날라 혁혁한 전공을 세웁니다.
(전사자: 중공군 1300여명, 미군 118명)

레클리스는 이 전투에서 포격과 총격을 뚫고 도저히 사람이 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탄약을 실어다 준 덕에 기지는 결국 탈환했습니다.
“새벽여명 속에 연기와 화염 뒤로 군마 말의 실루엣을 보고 내 눈을 믿지못했습니다. 그건 레클리스였어요.”당시 전투 현장에 있었던 헤럴드 워틀리 예비역 병장의 회고입니다.

총탄도 두려워하지 않는 무모할 정도의 용맹함에 감동한 미 해병대원들은 그의 이름을 레클리스(Reckless)로 불러줍니다.

탄약고와 전선을 오가는 길도 빨리 익혀 경황이 없을 땐 혼자 오갔습니다.
총격이 시작되면 몸을 숙여 앉아 피하고, 포격이 시작되면 벙커로 알아서 피하는 영리함도 지녔습니다.
바로 옆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굉음에도 놀라는 법이 없었습니다.
탄약 뿐만 아니라 부상병들도 안전하게 병동으로 날랐다.
친화력이 좋은 레클리스는 맥주를 좋아했고 스크램블 에그와 초콜릿푸딩을 잘 먹어 동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레클리스 해병대 ‘동료’들의 증언“암갈색 몸매에 하얀 얼굴을 한 레클리스가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전투병에겐 생명과도 같은 포탄을 날라주는 모습은 모두에게 감동이었습니다.

레클리스의 용기와 헌신은 적을 괴멸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 암말은 말이 아니라 해병대였어요.
군인들과 동료로서 가까워지려했고 그들을 위해 무엇이든하려고 했고 어디든 아무 곳이든 쫓아다녔어요.
레클레스의 동료들은 정전과 함께 그를 미국 버지니아 콴티코해병대 본부로 데려갑니다.
1959년엔 그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말에게 하사계급장을 달아 진급시킵니다.
1968년 수명을 다한 레클리스는 지금은 버지니아 해병박물관 야외공원에 탄약통을 싣고 산을 올라가는 동상으로 환생했죠.
1997년 라이프지 특별호에선 ‘세계100대 영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조지워싱턴, 에이브러험 링컨, 성녀 마더 테레사 등과 나란히.

레클리스는 수상경력도 화려합니다. 부상당한 병사에게 주는 미 퍼플하트 훈장 2회 수여,
미국 대통령표창, 미국 국방부 종군기장, 유엔 종군기장 수여 등 등.
레클리스를 기리는 홈피도 만들었습니다. (http://www.sgtreckless.com/)

그런 레클리스가 고국인 한국땅으로 돌아옵니다. 연천군은 그가 수도 없이 탄약을 날랐던
연천 고랑포구 역사공원조성지 한가운데에 내년 말까지 레클리스의 동상을 세울 예정입니다.
”레클리스는 동물의 본능을 뛰어넘어 끈끈한 전우애를 갖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정말 위대한 이야기죠“ 레클리스를 직접 돌봤던 상사의 이야기입니다.
동물을 넘어 동료였던 그 위대하고 아름다운 스토리가 그가 누볐던 한국의 전장(戰場)에 각인됩니다.

이지현 기자 eesy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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