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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아직도 세월호 안에 계시는 선생님

입력 2016-05-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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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맞아 참 스승을 기리고자, 단원고 수학여행 중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많은 학생들을 살리고 현재까지 세월호에 계시는 양승진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자원봉사자 임영호씨의 도움을 받아 편지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씨름까지 할 정도로 풍체 좋던 당신이 왜 아직도 배 안에서 나오질 못하고 있는 걸까?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첫 교편을 잡으며 말했죠. “늘 학생과 함께하는 스승이 될게”

항상 아이들이 먼저였어요. 안전이 최고라며 늘 1시간 일찍 나와 학교 앞에서 교통정리를 했으면서 정작 왜 당신은 안전하지 못했을까요. 왜 탈출을 못했을까 생각해봤어요. 아마도 아이들이 눈에 밟혔겠죠.

살아온 아이들이 당신의 마지막을 기억해주었어요. 제 생각이 맞았네요. 배가 기울 자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주셨다고요. 목이 터져라 갑판으로 나가라 소리치셨다고요.

그리고 당신은 다시 배로 들어갔죠. 남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 아직도 그 안에 있네요. 남은 아이들이 혹여 무서울까봐.

아이들이 말해주었어요. 다리를 절뚝거리시며 배로 다시 들어가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요. 그래서 걱정했대요. 배가 점점 기울고 있는데 중심을 잡으실 수 있을까 하고. 많이 걱정했대요. 아마 이 얘기를 들으신다면 “그거면 됐다”고 허허 웃으시겠죠.

호루라기 소리를 기억하며 당신을 그리워하던 아이들이 벌써 성인이 되었어요. 당신이 학교 뒤 가꾸던 텃밭에 잡초가 무성해요. 매일 상추, 감자, 쑥갓을 가꾸더니 잡초가 이렇게 자랄 때까지 왜 돌아오지 않는 건가요.

아직도 기억이 나요. 수학여행 전 날 모습. 배 멀미가 심해 하루 전날 귀 뒤에 멀미약을 붙였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무엇보다 귀히 여겼던 당신이었기에 그 날의 설렘을 감히 알지 못하네요.

이제 그만 나오셔도 돼요. 그 정도면 하실 만큼 하셨어요. 마지막까지 아이들뿐이었네요. 그런 당신이 너무 그립습니다.

당신의 가족은 이제 그만 유가족이 되고 싶어 해요.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행여 당신 모습이 낯 설진 않을까 걱정 돼요.

5월 그리고 스승의 날이예요. 그 곳에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신 것 맞죠?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했습니다. 양승진 선생님.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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