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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만들고 싶어 만들어야 독자가 알아주더라"

[인터뷰] 임용훈 예문당 대표

입력 2015-0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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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훈대표
아버지 임일웅씨에 이어 2대째 출판사를 운영 중인 예문당 임용훈 대표는 "자신의 원고를 객관적으로 보라"고 조언한다.

  

“독자 입장에서 쓰는 기획안은 맞을 수도 안 맞을 수도 있어요. 이론적으로는 정답이지만 실제 시장에서 절대적인 결과로 이어지진 않거든요. 베스트셀러가 되는 기획안에 정답은 없어요.”

아버지 임일웅씨가 1978년 문을 열어 2대째 운영 중인 출판사 예문당의 임용훈 대표는 “그래서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든다”고 답한다.

오죽하면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걸 잘 모른다”는 이유로 시장조사를 하지 않는 CEO로 유명하다.

“만들고 싶어서 만든 책 중에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깨닫고 사는 경우들이 생기죠. 그렇게 생각지도 못하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잘 될 거라 믿었는데 잘 안 되는 경우들도 잦아요.”

2010년 출간한 ‘그림책육아-하루 10분 아이와 소통하는 시간’은 당시 막 3살이 된 임 대표의 둘째 아이를 위해 기획한 책이다. 어떤 책을 사줘야 할지도, 어떻게 읽어줘야 할지도, 독서습관 지도법도 몰라 고민하며 이리저리 알아보다 기획한 책이다.

그렇게 또래 아이를 가진 부모와 공감대를 형성한 ‘그림책육아’는 3쇄를 찍었다. ‘아이의 민감기’, ‘아빠 경영학이 뭐예요?’, ‘아빠 마케팅이 뭐예요?’, ‘14살 형법이 네 미래를 좌우한다’ 등 유사한 이유로 기획된 책들은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 셀러들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웰빙 바람이 한창이던 2012년 출간한 ‘슈퍼이팅’은 과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음식궁합 이야기다. 런던 홀랜드 파크(Holland Park)의 푸드닥터 클리닉(The Food Doctor Clinic)에 근무하는 간판 컨설턴트 이안 마버의 저서를 번역한 책은 분명 잘 될 거라 확신했음에도 처참할 정도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출판천재로 불리는 고단샤 설립자 노마 세이지는 ‘세상에는 낼 책이 무한히도 많다. 출판 기획할 것이 없다고 하지 말고 주위를 살펴라’고 했어요. 좋은 기획들은 저자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쓰기 시작한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부족함을 느끼고 그것에 대해 공부하고 채워가면서 기획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들이 많아요.”

2013년 출판한 ‘맛이란 무엇인가?’는 오래도록 과학분야 베스트셀러로 꼽히는가 하면 ‘How Favor Works’라는 제목으로 영어권 출판 시장에 진출하는 등 예문당의 효자 책 중 하나다. 저자 최낙언 시아스 이사가 TV를 보던 중 전문가들이 전하는 말도 안되는 영양상식에 불만을 품고 기획한 책이다.

‘슈퍼이팅’이 긁어주지 못한 독자의 가려운 곳을 저자가 필요해 쓴 ‘맛이란 무엇인가?’가 찾아내 긁어준 셈이다. 이어 출간된 최낙언 이사의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감각·착각·환각’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임용훈대표1
임용훈 예문당 대표는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주 5권 안팎의 출판기획안을 투고 받아요. 출판사마다 중요한 부분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기준은 독자들에게 선호될 만한가죠. 결국 공감대 형성이에요.”

저자가 필요에 의해 쓴 책들이 선호되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저자 혹은 기획자 스스로가 첫 번째 독자가 돼야만 독자의 진짜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에 임 대표는 “자신의 원고를 객관적으로 보라”고 조언한다.

“독창적인 내용,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길 정도로 특별한 문체 등 자신만의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처음 책을 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저작물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지나친 자신감에 사로잡히죠.”

자신의 원고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보지 않으면 수많은 독자와의 공감대 형성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사진 =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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