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ontribution(봉사)

"중증장애 직원과 함께 '착한마음' 키웁니다"

[인터뷰] 굿윌스토어 송파점 손만석 대표

입력 2014-11-23 10: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굿윌스토어4
굿윌스토어 송파점 손만석 대표 

“직장만 다녔던 제가 인생 후반기를 아주 멋지게 보내고 있습니다. 저의 가족뿐 아니라 제 주변사람들이 모두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니까요.”

서울시 송파구 마천동에 위치한 서울시 미래형장애인직업재활시설 ‘굿윌스토어’ 송파점의 손만석 대표는 아침마다 사원들과 파이팅을 외치며 하루를 시작한다. 

 

30년 넘는 직장생활을 접고 장애인 사원들과 함께 직업재활, 효율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손 대표를 지난 21일 굿윌스토어 송파점 회의실에서 만났다. 

 


◇ 30년 직장인에서 나눔 전도사로 변신

손 대표는 1976년 럭키(現 GS리테일)에 입사해 유통전문인으로 역량을 쌓았다. 유통 대기업에서 면세점, 편의점, 마트 등 소매업과 마케팅 분야를 30년 넘게 맡은 후 임원으로 퇴직을 했다.

2년간 회사 자문을 맡던 중 지인으로부터 굿윌스토어의 전문경영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근무했던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기에 퇴직 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며 “기증 문화의 보급이 미약하지만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은 꼭 필요하고 내가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일주일을 고민한 끝에 굿윌스토어에 지원했다.

심사위원들은 손 대표에게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봉사활동을 펼칠 것인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손 대표는 운영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장애인을 잘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고 한다. 다만 배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문 경영인으로 뽑힌 그는 굿윌스토어를 봉사기관에서 기업형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굿윌스토어가 11년 전부터 자리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사회적기업의 모범 모델로서 안정을 찾기 시작한 것은 손 대표가 들어오면서부터다.

70명이 넘는 직원 관리, 50명 이상 장애인 채용, 정부와 기업 등에서 후원받으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전문경영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 “외국 굿윌스토어의 경우 거의 비영리 기업이다. 기업형 모델로 가야하는데 복지사업으로만 갔기에 확장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취임한지 1년 후 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나사렛대학 관련 분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는 “모든 일은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부하면서 더 많이 장애인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또 앞으로 복지와 장애인고용의 미래방향을 예측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했다. 그리고 모범 모델로 굿윌스토어 송파점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당시는 복지에도 기업경영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제도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인도 채용을 했다. 자연스럽게 서울시, 서울시의회, 보건복지부 등에서 굿윌스토어 송파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기 시작했고 기업 후원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초창기 굿윌스토어를 방문한 손님들은 장애인 사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아 “교육도 안 하고 근무를 시키느냐”는 지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장애 직원이 모르는 부분을 단골 고객들이 알려주기도 한다. 손님들이 장애인들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는 “손님들도 변했지만 많은 상황들을 접하면서 장애직원들도 변화됐다”며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뿌듯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얼마 전 장애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2시간 코스의 안산 둘레길을 돌며 단풍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장애 직원들이 사회성을 증진할 수 있는 화합의 시간을 갖기 위해 한마음캠프 등 많은 행사들을 함께 하고 있다.

“직업재활 분야 전문가들과 자료가 너무 부족하다. 작년부터 개인의 신체능력 등 다양한 방면으로 장애직원들을 파악하기 위한 직업능력평가를 하고 있다”며 “확실히 직원들의 변화된 모습들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지금도 손 대표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굿윌스토어를 통해 매일 정직·사랑·기쁨을 실천하며 성숙해가는 중이다. 그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사회와 통합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되고자 노력하겠다”며 “굿윌스토어가 확장돼 많은 지역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굿윌스토어6
굿윌스토어 송파점 장애인 직원들과 손만석 대표 

 


◇ 굿윌스토어

굿윌(Goodwill)이란 ‘선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사회에서 일자리를 갖는데 장벽이 있는 소외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 설립돼 2003년 고(故) 강영우 박사의 노력으로 부산 호산나재단에서 개설됐으며 2011년 한국 굿윌이 정식으로 탄생됐다. 굿윌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은 서울시로부터 미래형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수탁받아 2011년 5월 개점하면서부터다.

기업후원과 개인기증에 의해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직업훈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굿윌스토어 송파점은 장애인 53명, 비장애인 7명, 종사자 13명 등 73명이 근무하고 있다. 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 94%이고 대부분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다. 퇴근 후 체력단련, 기초학습, 취미교실 등의 활동으로 장애직원들의 직업재활에 노력하고 있다.

송파점의 경우 2013년 사업수익이 11억 원으로 미국 전체에서도 중상위권에 속하는 이익을 창출했으며 기증물품의 꾸준한 공급과 중고물품의 재활용으로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9개의 굿윌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다.

글·사진=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