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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학교때 인턴십…아일랜드, 고교 입학전 창업 체험

고령화사회 대비한 진로교육, 해외 사례 통해 배운다

입력 2014-11-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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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월드 직업체험6
청소년들이 한국잡월드의 뉴스 세트장에서 아나운서·카메라 촬영 등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윤여홍 기자)

 

청소년들이 직업체험교육을 받기 전에 기업에 대해 알아보는 일본의 ‘사전학습’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의 직업체험교육은 ‘사전학습-체험-사후학습’으로 구성된다. 우리는 짜여진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체험부터 이뤄져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5일 김나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연구원은 “한국의 직업체험교육은 이제 시작단계라 아직 체계가 완벽하지 않다”며 “일본의 사전학습과 아일랜드의 장기적 직업체험시스템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Career Start Week 캠페인과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진로교육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은 우리나라 교육계가 눈여겨보는 진로교육의 모범적 사례다. 일본의 Career Start Week 캠페인은 중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주 단위 시행되는 청소년 진로직업체험교육이고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중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진로체험교육을 받는 시스템이다.

◇일본의 직업체험 교육, 청년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

일본은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평생직장의 신화가 깨지고 청년 실업자가 급증하고 저출산·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청소년 진로교육이 국가차원의 과제로 부상했다. 일본의 Career Start Week 캠페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부터 시작한 교육프로젝트다. 주요 내용은 각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의 지정도시에서 중학생을 중심으로 5일 이상의 직업체험 및 인턴십을 실시하고 지역의 교육력을 최대한 활용해 체험활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것.

직업체험의 내용은 ‘사전학습-체험-사후학습’으로 구성된다. 사전학습은 체험활동을 가기 전에 학교에서 체험할 장소와 기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직업체험의 효과를 높이는 단계다. 단위학교에서는 ‘작업체험 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구체적 내용은 문부과학성에서 발표한 ‘중학교 직업체험 가이드’를 통해 직업체험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Career Start Week 캠페인은 각 도도부현의 특성에 맞게 명칭을 바꾸어 실시한다. 동경도의 경우 ‘Work Work Week Tokyo’, 효고현은 ‘시도해보자 주간’이라는 명칭으로 직업체험을 실시한다. 도야마현은 직업체험 명칭은 ‘14세의 도전’이다.

정부와 학교, 지역사회의 자발적 협조로 Career Start Week 캠페인은 일본 진로교육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또 학생들의 참여율도 높고 반응도 좋았다. 효고현의 경우 90% 이상의 학생이 직업체험 활동 후 ‘보람된 일주일을 보냈다’고 응답했다. 또 등교거부 학생 중에서 체험활동 참여한 학생의 등교율도 40% 이상 상승해 생활지도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은 학교급별 직업체험 활동에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 실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진로탐색기’, 중학교 ‘현실적 탐색과 잠정적 선택기’, 고등학교 ‘현실적 탐색 및 실행과 사회적 이행 준비기’ 등 목표에 따른 구체적인 직업체험교육을 설정해 학생의 진로와 직업선택에 도움을 준다.

◇아일랜드 ‘전환학년제’, 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체험중심의 교육

일본에 Career Start Week 캠페인이 있다면 아일랜드에는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가 있다. 전환학년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1년 동안 운영되는 교육과정이다.

전환학년제는 1974년, 교육부장관이었던 리처드 버크에 의해 처음 도입됐다. 그는 당시 전환학년제를 제안하면서 “점수 위주의 경쟁체제가 점점 심해지면서 학생들은 러닝머신 위에 있는 것처럼 항상 뛰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1년이라도 아이들이 이런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를 제안한다”고 선언했다. 학생들이 경쟁적 교육환경에서 자신을 제대로 성찰할 기회를 잃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전환학년 프로그램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 일선 학교의 자율적 교육과정 편성이 가능하다. 국가가 정해놓은 필수과목은 영어와 사회봉사, 미니컴퍼니 등 3개다. 미니컴퍼니는 학생들의 창업자정신을 시험하는 활동이다.

자율적 교과과정은 단위 학교마다 유형은 다르지만, 문화연구·개인발달 교과·실무능력 활동 등으로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학교가 평균 한 달 이상의 직업체험 기간을 갖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는다.

아일랜드 학생들은 직업체험 활동을 시작하기 전 스스로 기업의 문을 두드린다. 학교나 지역교육청이 직업체험 공간을 마련해 두는 한국·일본과 다른 점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 “기업이 문을 개방하지 않았을 때 학생들이 큰 실망감을 안을 수 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지역사회와 기업의 협조가 뒷받침 돼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친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신중한 진로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좋았다”, “전환학년은 확실히 성숙해지는데 도움을 줬다”는 반응이다.

◇한국의 진로직업체험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가

한국의 청소년 직업체험교육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 됐다. 그러나 서울시 이외에 전국적 단위로 확대되지 않았고 수요에 비해 직업 체험장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직업체험교육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 교육프로그램과 지역사회의 협조 등 체계적인 직업체험교육의 확립이 중요한 시점이다.

선진국 진로직업체험 연구를 담당하는 김나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전문연구원은 “진로체험이 강조되고 있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구난방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예산확보, 인력충원,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 직업체험교육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 학교에서 진행되는 직업체험이 일회적 경험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와 같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직업체험을 실시할 때 내실을 기하기 위해 일본의 ‘사전학습’ 시스템을 본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8일 서울시교육청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세미나를 열어 선진국의 진로직업체험교육 우수사례를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장들에게 발표할 예정이다.

박준영 기자 littleprince3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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